구멍가게1 [불편한 편의점 - 김호연] 사라진 오래 남는 것들 / 북에세이, 북리뷰, 독서 일기 [불편한 편의점 - 김호연] 사라진 오래 남는 것들 사람의 기억은 이상하다. 이것까지 저장하니까 용량이 부족하지. 살펴 보면 한숨이 절로 새게 하는 가벼운 기억이 꽤 많다. 예컨대 펌프하면서 땀을 비오듯 흘렸던 전학 간 경수의 얼굴이라든지, 불콰한 얼굴로 오는 애들마다 새우깡 몇개를 나눠주시던 술꾼 세광슈퍼 아저씨라든지, 닭도 튀기고 슈퍼도 하는 오성슈퍼 냄새라든지 하는 것들이다. 오성슈퍼는 들어서면 오른편에 있는 부엌에 꼬꼬 소리가 가득했고 수많은 생명의 죽음을 암시하는 커다란 칼과 도마로 쓰는 새까매진 나무 밑둥이 어쩐지 서늘하게 했지만, 닭을 튀기는 달콤하고 기름진 기름 냄새가 가득해서 따뜻하기도 했다. 닭 주문이 들어왔는지 사장님이 닭을 잡고 있는 순간에는 눈을 질끈 감고, 과자가 가득한 매대 사.. 2022. 6. 8.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