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의 축제 - 밀란 쿤데라] 밥 두 공기 (feat.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서울 용산에서의 북캉스, 연휴 맞이 담양호 용마루길 산책)
[무의미의 축제 - 밀란 쿤데라] 밥 두 공기 엄마는 엄마 집 부엌에 딸린 세탁실 베란다에서 내려다 보이는 앞집에, 세상에서 제일 먼저 가을이 온다고 말씀하시고는 한다. 단풍이 사방에 내려앉기도 전에 앞집 주황색 슬레이트 지붕만 빨갛게 탄다. 붉은 노을이 앉아 주홍빛으로 물든 나락이 가득한 논처럼, 앞집은 사시사철 가을 풍경이 가득하다. 지은 지 100년이 넘었다는 그 가옥은, 뭐랄까. 부지런하신 주인 할머니의 자부심이랄까, 그런 공간이다. 머리에 하얀 수건을 단단히 동여맨 할머니가 아침 일찍 일어나 마루를 닦고, 토방을 쓸고, 마당 구석 구석을 청소하고, 장독을 밝히고, 우물을 씻기고, 심지어 여름에는 우물 주위에 시멘트 바닥의 등을 하얀 솔로 촥촥 때를 밀었다. 나는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앞집 할매..
2022. 10.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