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 - 크리스토퍼 놀란] 느린 기적
[다크 나이트 (The Dark Knight) - 크리스토퍼 놀란] 느린 기적 인사부서에서 일하게 된지 벌써 9개월이 되었다. 모든 업무에 있어서 예외적 허용 범위가 극히 좁고 따라서 인사관리가 유연하지 않은 조직특성상 내게 부여된 권한 또한 그 크기가 크거나 범위가 넓지는 않지만, 300여 명의 성과급, 근평, 전보, 부서배치 등의 인사관리를 거의 전담해 왔다. 그렇게 아홉 번 달이 차고 기우는 시간 동안 지켜본 것은, 지난 30여 년간 직, 간접적으로 경험한 어떤 일상보다 어둡고 차갑다. 나는 성선(성품, 타고난 사람의 천성 성 性, 착할, 어질 선 善) 설을 오래 믿어 왔고, 현실의 대부분의 비극은 느슨한 연대와 부정의(아닐 부 不, 바를 정 正, 옳을 의 義)에 꾸준히 저항하는 지구력으로 상당 부..
2023. 11. 20.
[인셉션 - 크리스토퍼 놀란] 일상은 운명보다 위대하다
[인셉션 - 크리스토퍼 놀란] 일상은 운명보다 위대하다 어린 시절 내 꿈은 위대한 음악가였다. 파가니니, 베토벤 같은 악성( 樂聖)이 되고 싶었고, 스즈키, 하농, 체르니 같은 기본 교재로 연습할 때 유독 심하게 짜증을 부렸다. 서울로 콩쿠르에 나갔던 날, 턱에도, 여린 손가락 끝에도, 굳은살 한 점 박히지 않은 하얀 아이가 1등을 거머쥐는 것을 보면서, 나는 평생 2등에 머물 것임을 깨달았다. 음악가로서 원대한 업적을 세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다음 선택한 꿈은 검사였다. , 의 주인공들처럼 억울한 사람들을 구해주는 법률가가 되고 싶었고, 큰 사건만 도맡아 해결하는 대단한 검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대학에 진학하던 해에 로스쿨이 도입되었고 가까스로 2학년 때 법학과를 복전하는 데에 성공했지만, 우여곡..
2023. 6.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