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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10

헌책방 소장 도서 목록 한번에 정리하기는 힘드니까 조금씩 업데이트 할 헌책방 소장 도서 목록 1. 2023 새벽녘 연필소리 1) 태풍의 계절 2) 그로운 3) 여행자와 달빛 4) 가여운 것들 5) 베르타 이슬라 6) 만조를 기다리며 7)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8) 단 한 사람 독서가들을 위한 뉴스레터 추천 : 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48950 2. 브런치북 부커로 만난 나의 인생 이야기 1) 채식주의자 2) 작은 것들의 신 3) 남아 있는 나날 3.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 실낙원 2) 루이 랑베르 3)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4) 순교자 5)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6) 더블린 사람들 7) 정글북 8) 염소의 축제 9)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 10) 호텔 뒤락 11) 이인(이방.. 2023. 11. 11.
[누가 이 침대를 쓰고 있었든 - 레이먼드 카버] 그래, 나는 코끼리다. [누가 이 침대를 쓰고 있었든 - 레이먼드 카버] 그래, 나는 코끼리다. 나는 세상 사람들이 나를 두고 실험카메라를 찍는 줄 알았어. 너는 도대체 뭐 하는 ***니? 전화기 너머 U는 묵묵부답했다. 그가 그 자신과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속이며 살아왔다는 사실을 나로 인해 들키기 전에도 그는 늘 조용했다. 대답하지 않고, 말하지 않으면서, 여백으로 많은 것을 이야기 해오고, 상황을 조정해왔던 사람이다. 그의 침묵은 시인을 의미했다. 그러나 사과는 담겨 있지 않았다. 아니 그를 둘러싼 모든 사실이 거짓말인데, 도저히 그의 사과를 진심이라고 받아들일 수 없었다. U와 친구로 지낸 지 3년. 나와 U가 잘 맞을 것 같다면서 친구로 지내는 것을 적극 장려했던 다른 친구는 U와 친구로 지낸지 5년도 넘었다. 그날 .. 2023. 1. 4.
[대불호텔의 유령 - 강화길] 이야기는 계속 된다 / feat. 연희동 청수당 공명, 예스24 굿즈 [대불호텔의 유령 - 강화길] 이야기는 계속 된다. 아빠, 어떤 게 할머니고 어떤 게 할아버지야? 아빠는 당신의 어머니, 아버지가 묻힌 쌍분 앞에서 코를 훔쳤다. 그리고 내 질문에 곧, 게가 아니고 어떤 쪽이라고 말해야제, 분도 괜찮고. 우리나라에서는 무덤 앞에서 보았을 때 남자는 왼쪽에, 여자는 오른쪽에 모신다. 하고 건조하게 대답했다. 얼마나 침묵이 흘렀을까. 아빠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근디 그렇게 외우지 않아도 될거여. 잔디를 심은 지 꽤 됐는디. 어무니 쪽은 잔디가 길게 자라고, 아부지 쪽은 잔디가 짧게 자라는 거이 보이제. 두 분 머리 스타일 기억하냐? 나는 속으로 할아버지는 왼쪽, 할매는 오른쪽 하고 되뇌며,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돌아가신 분들의 머리 스타일이 봉분에 난 잔디의 길이랑.. 2022. 8. 27.
[패싱 - 넬라 라슨] 무위의 번영, 닿지 못한 영화를 꿈꾸다. feat. 책캉스, 북캉스 in 롯데 호텔 제주 [패싱 - 넬라 라슨] 무위의 번영, 닿지 못한 영화를 꿈꾸다. feat. 책캉스, 북캉스 in 롯데 호텔 제주 "이런 글을 쓰는 이유가 뭐야?" 상냥한 말투, 다정한 표정에 둘러싸인 물음표였지만 아팠다. 심지가 딱딱한 질문의 미각보다 나의 글이 이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구나. 하는 감각이 심장에 뾰족하게 닿았다. "지적 허영심 때문이야. 더 많이 알고 싶고, 배우고 싶고, 배운 것을 정리하고 싶고, 그것을 타인과 나누고 싶고, 나는 내가 누군지 내 자아를 알고 싶은데, 순전히 내 욕망이지. 혹시 불편해?". 허영. 비어있을 虛에 영화를 뜻하는 榮이 붙어 허위로 영화를 누리는 체 하거나, 분수에 맞지 않게 그 수준을 욕망하는 것을 의미하는 단어가 되었다. "아니. 좋아서." 걱정과 방향이 다른 대답이 돌아.. 2022. 4. 20.
[H마트에서 울다 - 미셸 자우너] 오래된 사유는 없지만 영원한 사유는 있다. / 처음으로 e북으로 완독한 작품! 책 후기, 북리뷰! [H마트에서 울다 - 미셸 자우너] 오래된 사유는 없지만 영원한 사유는 있다. 내가 떠올리는 가장 오래된 기억 속에서 나는 뛰고 있다. 다섯살 쯤 되었을까. 아빠가 청자켓으로 루나를 둘둘 말아 껴안고 옆에서 달리고 있다. 회색빛 도는 연청자켓에 시뻘건 피가 철철 흐른다. 엄마는 울면서 넘어지면서 뛰고 있다. 루나는 고집 센 아이었고, 태생이 대장부였다. 홀로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배운 후로는 도움 받아 계단 위를 오른 역사가 없는 아이였다. 그날 우리 가족은 단골 경양식 식당에 가고 있었다. 인기 많은 식당이라 아빠는 일찍 가서 자리를 잡았고, 엄마와 나와 루나는 느릿느릿 해실해실 웃으며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이 장면을 떠올릴 때 늘 오르페우스의 비극을 생각한다. 계단 끝에 거의 다달아 달큰한 .. 2022. 4. 6.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 최은영] 현실과 사실, 그리고 말 줄임표. / 2020 제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북리뷰, 독서 후기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 최은영] 현실과 사실, 그리고 말 줄임표. 정적이 흐르는 강의실에 흐느끼는 소리만 가득했다. 성균관은 역사, 동양철학, 유교문화와 관련된 기본소양을 배우는 강의를 수강하여야만 졸업할 수 있다. 그런 강의들은 필수 강의 특성상 학년, 성별, 취향, 학과를 불문하고, 다양한 학생들이 콩나물 시루처럼 강의실 하나 그득 들어찬 채로 수업을 진행한다. 그런 수업 중에, 한 학생이 울고 있었다. 지금은 수업 이름도, 성함과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교수님의 아연한 멈춤이 강의실 뒤편까지 화면을 타고 송출되고 있었다. 방금까지 그는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누군가의 이름과, 그의 역사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었다. 흐느낌과 망설임이 가득한 그녀의 목소리가 간신히 강의실을 채웠다. "저도 알아요. 근데.. 2022.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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