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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책들10

[죽은 사람들 - 제임스 조이스] 마음엔 온통 눈만 나리고, 떠난 존재들의 발자욱만 가득 남았다. feat. 독서, 북리뷰 작성 장소 제공 : 문래동 핫플 흠스홈 📖📖📖 [죽은 사람들 - 제임스 조이스] 마음엔 온통 눈만 나리고, 떠난 존재들의 발자욱만 가득 남았다. 희생, 의미 있는, 혹은 의미 없는 죽음이 지나면, 결국엔 추모하는 마음만 남아 존재가 지난 자리를 조용히 대신한다. 슬픔과 슬픔의 묵직한 중량은 오직 아직 남은 자들만이 감당해야하고, 감당할 수 있는 몫이다. 철창에 매달려 휘날리는 노란리본의 색이 빛에 바래고, 더 이상 그 앞에 찾는 이 없어도, 누름돌이 세월의 풍파에 깎여 나가서이지, 모두가 그 날을 잊어서는 아니다. 곁을 떠난 존재는 그렇게 아직, 남은 자들의 일상에 문득이나마 함께한다. 제임스 조이스는 동양에서는 다소 낯선 이름이지만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20세기 전세계 문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모더니즘 사조의 선두가 된 작가다. .. 2022. 2. 14.
[자기만의 방 - 버지니아 울프] 작은 나사 옆에 박힌 작은 나사가 된다. [자기만의 방 - 버지니아 울프] [A Room of One's Own - Virginia Woolf(1929)] 작은 나사 옆에 박힌 작은 나사가 된다.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스스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우리가 괴물의 심연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면, 그 심연 또한 나를 들여다보기 때문이다. 라고. 수사기관에서 수사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라면 니체의 를 읽으며, 이 구절을 무심코 지나치기 힘들 것이다. 문제가 되는 사회 현상 또한 마찬가지다. 그 해결을 위해 현상을 너무 오랫동안 들여다보면 현상의 잔상이 망막에 남아, 정작 해결책이 눈 앞을 지나갈 때 알아채지 못하고 놓쳐버리거나, 문제 현상에 익숙해져서 외부 자극에 무덤덤해지게 된다. 다양한 케이스를 맡아 조사한 것은 아.. 2022. 1. 28.
[도둑맞은 편지 - 에드거 앨런 포] 삶의 무게중심은 당신이 스스로 진짜라고 믿는 데에 있다. [도둑맞은 편지 - 에드거 앨런 포] 삶의 무게중심은 당신이 진짜라고 믿는 데에 있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추리 작가가 누구일까. 대부분은 아마 아서 코난 도일과 애거서 크리스티를 떠올릴 것이다. 홈즈의 아버지 아서 코난 도일은 60여편의 셜록 홈즈 시리즈를 쓰고, 실종된 애거서 크리스티의 위치를 추리하여 실제 경찰이 그녀를 발견하는 데에 공헌하는 등 명실상부한 추리력을 자랑한 영국의 탐정이자 소설가(의사, 시인 등 더 많은 부캐가 있었다.)이다. 그는 1902년 기사 서임자가 된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 를 비롯하여 80여편의 추리물 작품을 쓴 귀족출신의 영국의 소설가이자 극작가다. 1971년에 기사 서임자가 되고, 사후인 2017년, 역사상 작품이 가장 많이 번역된 작가(7천여 회), 2018년, .. 2022. 1. 19.
[비곗덩어리 - 모파상] 라 마르세예즈 / 책 리뷰, 서평, 책 읽는 습관 [비곗덩어리 - 모파상] 라 마르세예즈 화려한 에펠탑, 콩코르드 광장에서 개선문에 이르는 샹젤리제, 에르메스, 루이뷔통, 샤넬 등 최고급 부티크가 늘어선 그랑 볼바르, 엘리제 궁은 모두 혁명을 위해 죽은 자들의 피 위에 세워졌다. 바칼로레아로 표상 되는 논리정연함, 장자크 루소, 볼테르가 대표하는 계몽주의와 화려한 지성, 라는 제목만으로 반자동적으로 관객의 뇌리를 스치는 럭셔리 패션, 타이틀만으로 가스트로노미의 문법을 좌지우지하는 르꼬르동 블루는 모두 민중의 타는 목마름을 먹고 자랐다. 프랑스는 17~19세기에 걸쳐 수많은 혁명을 겪었고, 이 혁명들은 19세기 이후 세계 전역에서 일어난 다양한 시민 혁명에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1789년, 사치와 향락 때문에 파탄난 국가 재정, 앙시앙 레짐으로 깊어진.. 2022. 1. 13.
[행복한 왕자 - 오스카 와일드] 행복의 의미, 연말 연시에 읽기 좋은 따뜻한 책 추천 📖📖📖 [행복한 왕자 - 오스카 와일드] 행복의 의미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나눠주려면 일단 내가 많이 가져야한다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 더 많이 가지고 싶다는 열망은 여전하지만, 나도 어른이 될만큼 지혜가 쌓인건지 루비와 에메랄드, 몸에 붙은 금붙이를 떼어 자신이 내려다보는 백성들을 위해 나눠주는 비현실적인 행복한 왕자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많은 것을 소유한다는 사실과 가진 것을 나누는 행동은 연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다만 많은 것을 소유한다는 것은 소중한 사람들과 나누는 것의 질에 영향을 미칠 뿐이다. 우리에게는 손에 쥔 것이 없어도 나눌 수 있는 것이 있고, 가진 것이 없어 나눌 수 없다는 말은 핑계일 뿐이다. 오늘 밤 눈이 많이 내린다는 긴급재난지원문자가 온.. 2022. 1. 4.
[인간실격 - 다자이 오사무] 스노우볼에 보내는 편지 📖📖📖 [인간실격 - 다자이 오사무] 스노우볼에 보내는 편지 평범하다. 보편적이다. 겉보기에 평화로운 이 판단의 기준만큼 폭력적인 것도 없다. 서로 다르게 태어났고, 그래서 모였을 때 알록달록 아름다운 우리는. 회색 빛깔 구획에 들어가기 위하여 아등바등. 애를 쓴다. 과반수가 찬성한적도 없고, 저마다 다르게 설정한, 통일된 적 없고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는, 실체 없는 기준에 닿기 위해서 또는 벗어나지 않기 위해서, 평범하다는 판단이 내려질 날카로운 기준점 위에 까치발로 위태롭게 서서 끝도 보이지 않는 고독한 싸움을 한다. 바람 불면 흩어질, 비가 내리면 무너질, 눈이 오면 눈과 함께 사르르 대지 위에 녹을 연약한 꼭지점. 그 바늘 끝이 조용히 그러나 갈갈이 자신을 하얗게 찢어버릴지도 모르고, 잘 차려.. 2021.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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