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편지 - 에드거 앨런 포] 삶의 무게중심은 당신이 진짜라고 믿는 데에 있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추리 작가가 누구일까. 대부분은 아마 아서 코난 도일과 애거서 크리스티를 떠올릴 것이다.
홈즈의 아버지 아서 코난 도일은 60여편의 셜록 홈즈 시리즈를 쓰고, 실종된 애거서 크리스티의 위치를 추리하여 실제 경찰이 그녀를 발견하는 데에 공헌하는 등 명실상부한 추리력을 자랑한 영국의 탐정이자 소설가(의사, 시인 등 더 많은 부캐가 있었다.)이다. 그는 1902년 기사 서임자가 된다.
애거서 크리스티는 <오리엔트 특급 살인>,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를 비롯하여 80여편의 추리물 작품을 쓴 귀족출신의 영국의 소설가이자 극작가다. 1971년에 기사 서임자가 되고, 사후인 2017년, 역사상 작품이 가장 많이 번역된 작가(7천여 회), 2018년, 역사상 가장 많은 소설을 판매한 작가(약 20억부)로 기네스에 등재되기도 한다.
두 작가의 책은 어떤 작품도 절판 된 적 없으며, 현재까지도 세계 전역에서 사랑 받는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두 작가의 활동시기가 겹치던 20세기 초 이후 현재까지도 1세기 넘게 각 작가의 팬들이 작품들을 비교하며 작가가 서로에게 미친 영향력을 따지는 데에 바쁘고, 애거서 크리스티는 코난 도일보다 완결성에서 더 뛰어난 작품을 쓴 것으로 평가 받지만, 정작 그녀는 작품 활동에 홈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뛰어난 두 추리 작가도 추리물을 감자탕이나 순대국밥집으로 생각하면, 직업 윤리상 '원조' 타이틀을 간판에 새기기 어렵다. 물론 두 작가 모두 후대까지 추리물에 반복해서 사용되는 클리셰의 오리지널리티를 가지고 있지만, 거시적인 관점에서 추리물과 호러물의 오리지널리티는 대륙을 건너 미국 보스턴 출신의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들로 약 1세기 정도 거슬러 올라가야 찾을 수 있다.
에드거 앨런 포는 영어로 읽어야지만이 느낄 수 있는 말맛, 공포심을 자극하는 문체를 주무기로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가격하는 작품을 써냈다. 그리고, 인간의 내면에 대한 탐구와 원죄에 대한 통찰을 기반으로 쓴 <어셔가의 붕괴>, <붉은 죽음의 가면극>, <검은 고양이> 와 같은 어두운 호러물에도 추리를 첨가하는 방식을 취해 독자가 현상의 원인을 분석하고, 추리하기 위해 어휘에 집중하여 결국엔 나름대로 그가 심어 놓은 메타포를 해석하도록 유도하는 데에 성공한다. 그리고 훗날 인간이 나름대로 문제상황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이지적으로 도전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인간의 지성으로는 불가해한 원인 때문에 문제 해결에 실패하는 방식의 아서 코난 도일의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이 쪽은 천재지변이긴 하지만)과 같은 작품에 영향을 미친다.
본격적인 추리물인 <도둑맞은 편지>에서는 탐정 오귀스트 뒤팡(뒤팽)이 활약하고, 등잔 밑이 어둡다 (The beacon does not shine on its own base)는 전세계 공통의 오래된 격언을 적극 이용하여 범행의 흔적을 발견,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다. 말하자면 보이지 않는 곳까지 샅샅이 뒤지는 꼼꼼하고 성실한 수사기법을 역이용하여 대담하게 범행을 저지르는 범인과 아무도 발견하지 못하고 감히 가능하다고 상상하지 못하는 불가능한 영역을 편견 없이 들여다보고, 그 속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하는 탐정의 대결이라는 추리물 포맷 역시 에드거 앨런 포가 완성한다. 결정적으로 의뢰인의 사건 설명을 청취하면서 사고만으로 추리, 문제 해결에 성공하고, 행동으로는 추리가 맞는지 여부만 확인하는 안락의자형 탐정 셜록 홈즈(아서 코난 도일)와 미스 마플(애거서 크리스티)의 원형은 뒤팡에서 발견할 수 있다.
결정적으로는 셜록홈즈가 <주홍색 연구>에서 어떤 탐정을 언급하며 자신이 더 뛰어나다고 주장하는데, 이 때 이 탐정이 에드거 앨런 포의 '뒤팡'이다. 아마 저승에도 도서관이 있다면 포는 <주홍색 연구>를 읽으면서 오랜만에 크게 웃었을지도 모른다. 셜록 홈즈는 자신이 뒤팡 보다 더 뛰어나다고 말했지만 셜록 홈즈의 이 언급이야 말로, 홈즈가 뒤팡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캐릭터임을 인정하는 것이고, 나아가 뒤팡이라는 캐릭터를 창작한 에드거 앨런 포에 대한 경의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오리지널리티는 간판에 원조 딱지를 붙이고 동네 골목에 있는 푼돈을 싹 다 긁어 모을 때 빛나는 것이 아니다. '원조'는 타인에게 영감을 주고,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고, 그 속에서 유연하게 발전해 나갈 때 가장 빛나며, 가치 있다. 또한 작가는 떠나도 그가 만든 탐정들은 영원히 절판 되지 않고 남아 있는 것처럼, 캐릭터가 담고 있는 작가의 정신과 사유, 오리지널리티는 영겁의 세월을 이 땅위에서 살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와 읽고 있는 당신의 정신 또한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 삶은 당신이 진정한 자아와 만나 화해하고 이해하고 합일에 이르는 긴 과정이다. 이용과 역이용의 줄다리기 위에서, 무게중심은 당신이 당신 스스로를 알고, 이해하고, 세상에 단 하나, 원형, 원본, 독창적인, 진짜라고 믿는 데에 있다.
노을과 하늘을 비행기가 남긴 자국이 아름다웠던 어느 겨울 하늘.
오늘도 어김 없이 켈리 델리의 켈리최 회장님이 공유해주신 성공의 원동력! 확언 다섯번 쓰기를 새벽녘에 시행했다.
나는 몰입을 통해 매일 더 발전합니다.
Everyday I develop myself by using the flow.
몰입을 통해 좋은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고, 선하고 이로운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좋은 글을 쓰며 더 발전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작품을 소개하고, 작품에 대한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대화의 공간, 플랫폼을 만들겠습니다.
내년에 오픈할 헌책방 Bar 많이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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