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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봤다37

[화양연화 - 왕가위] 꽃샘추위를 뚫고 짧게 핀 꽃망울의 애달픈 기억 / 영화 리뷰, 후기, 스포 포함 [화양연화 - 왕가위] 꽃샘추위를 뚫고 짧게 핀 꽃망울의 애달픈 기억 대지를 떠나는 겨울이 미련이 가득 남은 연서를 보내왔다. 그 열뜬 한기 한 가운데로 한줄기 가느다란 습기가 숨어들었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 눅진한 구름이 물기를 가득 머금은 채 나무 끝에 매달려 있었다. 누군가 도시의 통행 버튼을 꺼버린 듯, 한가한 인도 위에 등대처럼 카페 하나가 빛을 토해내고 있었다. 꽃샘 추위. 시 같은 누군가 이맘 때 날씨는 세상을 적실 꽃비를 겨울이 시샘하는 것 같다하여 지은 이름이 등대 곁에 맴돌았다. 나는 기약 없이 누군가를 기다리려고 등대로 들어섰다. 등대지기의 고독함을 달래주려는 듯, 딸랑 소리가 났다. 카페에는 내가 지나온 시간 한 가운데 쯤을 지나고 있겠거니 싶은, 어린 커플이 있었다.. 2022. 3. 21.
[첨밀밀 Comrades : Almost a love story] 애프터눈 티와 첨밀밀 (2) [첨밀밀 Comrades : Almost a love story] 달콤한 꿀 끄트머리에 찰싹 달라 붙은 쌉싸름함이 코 끝을 찡하게 하는, 사랑 이야기에 거의 다다랐지만 끝내 닿지 못한, 독립의 길에 함께 나선 어느 동지들의 이야기 애프터눈 티와 첨밀밀(1) 에 이어. [콘래드 37 그릴, Conrad Seoul 37 Gril] 애프터눈 티와 첨밀밀(1) [콘래드 37 그릴, Conrad Seoul 37 Gril] 애프터눈 티와 첨밀밀 여의도의 좋은 뷰 포인트에 레스토랑과 바가 참 많지만, 애프터눈티를 즐길 수 있는 여의도 소재 호텔 중에 단연 최고 festivalsisters.tistory.com 최근에 누군가 리뷰를 부탁해서, 몇년만에 다시 작품을 봤다. '역시 난 불륜이랑 맞지 않아.' 생각하고, 불.. 2022. 3. 11.
[1919년 3월 1일, 우리나라의 광복을 위해 싸우다가 순국한 선열들을 기억하겠습니다.] feat. 넷플릭스 화제 작품 <소년심판>과 소년의 독립 [1919년 3월 1일, 우리나라의 광복을 위해 싸우다가 순국한 선열들을 기억하겠습니다.] 내가 가끔 '자아와의 합일'이라는 실체는 그렇지 않지만 들리기엔 거창한 말로 축약하고는 하는, 우리 삶은, 인생은, 사실은 혼자 두발로 딛고 서는 짧은 찰나를 거치기 위한 준비운동인 것 같다. 우리가 서로 높이가 다른 어깨를 맞잇고 기대고 부축하며 한걸음씩 나아가는 것은 결국, 비바람이 거세서, 가야할 길이 달라져서, 혼자 걸을 수 밖에 없는 어떤 순간에도. 누구 하나 넘어지지 않고 잘 버티고 서서, 다른 어깨를 찾아 서로 기댈 수 있을 때까지 홀로 잘 버티기 위함이 아닌가 생각한다. 우리는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는 누구인지. 어떻게 해야 이 땅을 제대로 딛고 서 있을 수 있는지, .. 2022. 3. 2.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Once Upon A Time... in Hollywood - 쿠엔틴 타란티노] 우리 사회 전체가 겪고 있는 증후군에 대한 단상과 잘못된 신념 때문에 희생된 영혼에 대한 위로. (feat. 순창군 .. 👍👍👍 2019. 10. 7.에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한 글을 그대로 퍼왔습니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Once Upon A Time... in Hollywood - 쿠엔틴 타란티노] 우리 사회 전체가 겪고 있는 증후군에 대한 단상과 잘못된 신념 때문에 희생된 영혼에 대한 위로 영화는 타인의 시선과 사회에서 갖는 자신의 지위가 인간의 행동을 통제하고, 나아가 인간의 의식의 통제와 존재의미 결정, 정체성 확립에 관여하는 모습을 할리우드의 스타들과 스타가 되지 못한 사람들의 삶에 투영시켜 재연한다. 그리고 이는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종적 특성'에 입각해 상황이나 시기, 마주한 사람에 따라서 다른 페르소나를 선택하여 꺼내드는 것과는 -인간이라면 취하기 마련인 상대방을 존중하고 자기자신의 .. 2022. 2. 22.
[버닝 - 이창동] 2021년에 처음으로 감상한 영화 <버닝>, 버닝을 보고 쓴 영화감상문을 다시 읽다. (feat. 신촌 부엉이 돈가스) 🎬🎬🎬🎬🎬 2021. 1. 올해 첫 영화 - 이창동 세상의 만물은 메타포다( - 무라카미 하루키 중). 그러니까 어떤 한 존재가 다른 어떤 존재를 이해하는 것은, 대상을 어떻게 인식하고, 더 나아가 인지하느냐는, 대상이 실제로 어떤 존재인지가 아니라, 대상의 실존 여부에 대하여 분별하여 알고, 인정하여 받아들이는, 인식과 인지의 주체가 대상이 함유한 메타포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달려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는 한 존재가 역시 자신이 누군지도 모르는 다른 존재를 이해하고, 그로부터 이해 받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무엇이 중요하고 그렇지 않은지, 어떤 의도를 전달하는 메타포인지 누군가가 결정할 수 있을까. 어떤 비닐하우스를 태워야하는지 정답이 정해져있을까. 인간을 이루는 의식 체계는 .. 2022. 2. 18.
[하우스 오브 구찌 House of Gucci - 리들리 스콧 Ridley Scott] 파멸의 씨앗. Father, Son, and House of Gucci. [하우스 오브 구찌 House of Gucci - 리들리 스콧 Ridley Scott] 파멸의 씨앗. Father, Son, and House of Gucci. 욕망은 전염성이 높고, 스스로 영향력을 증식한다. 발자크의 은 죽기로 결심한 라파엘 앞에 나타난 마지막 행운인 '지니고 있으면 소원을 들어주지만, 그때마다 크기가 줄어들며, 줄어든 크기만큼 소원(욕망)의 주인의 수명도 줄어드는' 나귀가죽이 나타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다. 욕망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르고, 대가가 생명이라면 이만 멈출 법도 한 순간에도, 라파엘은 갈수록 더 많은 것, 더 큰 것을 갖고자하며, 점차 쉽게 이룩한 욕망에 잠식 당하고 만다. 그러나 라파엘이 맞은 파멸이 두렵다고 해서 인간이 욕망하지 않고, 의욕하지 않으며, 운명 앞에서 .. 2022.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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