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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봤다37

[영화 <ETERNALS> 이터널스 리뷰] 기억을 지워도 이 마음에 햇빛이 들까요 [ - 클로이 자오] 기억을 지워도 이 마음에 햇빛이 들까요 (제목의 아이디어를 Eternal Sunshine에서 얻었습니다.) 어떤 모습으로 태어났든, 어떤 이름을 부여 받았든, 인간은 타고난 환경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으나, 어떤 길을 걷고 어떤 방향으로, 어떤 속도로 걸을지 결정하고, 자신의 삶을 바꿔 나갈 수 있다. 자신의 이름에 살고자 하는 삶의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이름으로 살아낼 수 있다. 진리의 법칙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자신의 목표를 설정하고 추구하는 모든 존재는 같은 무게로 존중 받아야 마땅하다. 영원한 햇살 속에 있어야 마땅하다. 사랑 받아야 마땅하다. 성별을, 인종을, 나이를, 종교를, 심지어 소속한 세계와 은하계를 넘어 그러한 존재라면 누구든. 모든 존재가. 며칠 전에 김춘수 선.. 2021. 11. 15.
[듄 - 드니 빌뇌브] 직전 후기에 이은 크리스 나이프, 신성한 칼에 대하여 후기에 추가하여, 작품에 등장하는 크리스나이프와 종교에 관련한 질문들이 꽤 있어서 내가 아는, 또 생각하는 크리스나이프를 중심으로 한 프레멘의 종교에 대하여 짧게 이야기해보려고한다. 세계관은 기존의 것을 해체, 재정립하거나, 새롭게 창조한 물질, 관념, 개념들로 이루어져있는데 의 세계관에도 역시 종교가 존재한다. 인간은 모두가 각기 다른 존재들이기 때문에 인간과 인간 사이를 메우는 차이는 어디에서나 존재하고 이 때문에 극도로 발전한 문명에서도 당연히 차별과, 폭력이 발생한다. 그리고 차별과 폭력은 구원을 기다리는 자들을 만든다. 또다시 의 박목사의 독백이 들리는 듯하다. 어디에 계시나이까. 우리를 잊으셨나이까. 프레멘은 신적인 존재, 퀴사츠 해더락이 이 고통을 끊고 아라키스를 푸른 별로 만들어주기를 기다.. 2021. 10. 22.
[듄 - 드니 빌뇌브] 진정한 힘은 연대에서 온다 진정한 힘은 연대에서 온다 / 오스텅스 블루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인간을 외롭게 만드는 것은 인간이다. 인간을 외로움 속에서 두렵게 하는 것은 인간이다. 인간을 두려움 속에서 파멸하게 하는 것은 인간이다. 욕망은 힘이 세서 메마른 가슴에도 금세 싹을 틔우고 구름 한 점 없는 어느 날 자신을 불태운다. 한 줌 재가 되어도 땅에 스며들어 땅의 일부가 된다. 대기와 강을 돌고 돌아 다시 씨앗이 되어 돌아온다. 그럼에도 사막을 걷고, 그럼에도 다 타버린 길 위를 걷는 것이 또한 인간이다. 그 사막에서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을지라도. 개봉일 오픈런을 스토리에 인증했더니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은 "재미있냐?"였다. 나는 모두에게 "재미.. 2021. 10. 21.
영화 <1917> 감상문 ㅤ 2020. 2. 25. 전쟁이 무서운 이유는 그 흐름이 삶과 너무 닮아 있기 때문이다. 폭력이 무서운 이유는 가까이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삶 속의 일부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삶을, 전쟁과 폭력이 스민 흔적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상처는 상처에 머물지라도 이 시간 끝에 더 나은 내일이 기다리는 것은 아닐지라도 가끔 찾아오는 행복이 눈부시기 때문이다. ㅤ 소풍날처럼 화창한 볕 아래 푸른 초원 위에서, 한그루 나무를 등받이 삼아 낮잠을 청하는 청년의 모습에서부터 이 전쟁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리고 많은 것과 싸우고 많은 것을 잃고 많은 것을 얻은 하루동안의 여정 끝에 그는 화창한 볕 아래 푸른 초원 위에서, 한그루 나무에 몸을 기댄다. ㅤ 전우의 손에 이끌려, 외출이라도 나가는 것처럼 그는 임.. 2020. 3. 7.
영화 <조조래빗> 감상문 인스타로 영화일기 보기 2020. 2. 18. 나는 꽃처럼 고운 우리 엄마가 읽어주는 윤동주의 시를 들으며 자랐다. ㅤ 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 합니다. 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오는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ㅤ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2020. 2. 22.
영화 <페인 앤 글로리> 감상문 2020. 2. 5. 영화 을 보고 그런 생각을 했다. 생물학적인 나이와는 무관하게도 세월만큼 쌓인 연륜의 두터움이 무색하게도 이번 생은 처음이기에 모든 순간 인간은 미성년이라고. ㅤ 어머니의 등에 업혀 강물 위에 쏟아지는 빛을 바라보는 것이 처음이기에 빨래하는 어머니와 동네 아주머니들의 노랫가락의 흥겨움이 처음이기에 상대가 없으면 죽을 것 같은 사랑이 처음이기에 무엇인가에 중독되어야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은 무력감은 처음이기에 혼자서는 시작할 수 없어 누군가에게 기대야하는 공포는 처음이기에. 기억 속의 살바도르도 기억 속의 자신을 그리워하는 살바도르도 이 처음 앞에서 모두 미성년이다. 고통을 겪는 살바도르도 그 끝에 자신의 이야기를 훌륭하게 해내는 영화감독으로 성장한 영광 속의 살바도르도 모두 미성년이.. 2020.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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