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북클럽2 [질투의 끝: 마르셀 프루스트 단편선] 사랑은 계속 되고 있다. [질투의 끝: 마르셀 프루스트 단편선] 사랑은 계속 되고 있다. 사랑은 아름다운가. 완벽히 서로 다른 존재들이 허공에 제각기 포물선을 긋다가, 맞부딪는 것이 사랑이다. 그것이 찬란하고 아름다울지언정 늘 그러할 수는 없다. 그간 각자가 남긴 무상한 자취를 서로 인정하고, 다른 모양을 받아들이고, 맞부딪음으로 인해 변경될 항로를 전쟁 같은 토론으로 합의, 재설정하는 과정이 순조로울 수만은 없다. 지옥 같은 다툼 속에서 맞부딪음의 인상은 강렬해진다. 눈부심을 이기지 못한 사람은 교차점을 지나 자신의 포물선 속으로 침잠한다. 남은 이는 긴 자취를 남기며 떠나는 그 뒷모습마저 사랑하고 응원한다. 사랑은 전투다. 스물에 만나 3년 넘게 연애한 남자친구가 있었다. 사랑이 닳아져 그가 먼저 권태기를 느꼈고, 나는 속수.. 2022. 6. 23. [드라마 : 안톤 체호프 단편선] 얼룩 / 북리뷰, 독서 일기 [드라마 : 안톤 체호프 단편선] 얼룩 창문에 조그맣게 얼룩이 번진다. 저걸 어떻게 닦아낸다. 신문지에 물을 묻혀 닦아낼까, 부드러운 천을 가져와서 닦아낼까. 내내 고민하다가 뒤늦게서야 숙고의 결과로 닦아보지만, 풍경 위로 헝겊이 지난 자리가 오돌돌 하다. 그 흔적을 지우려고 닦고 또 닦다가 엉엉 운다. 내 삶은 그런 날들의 연속이었다. 나는 보기 드물다 할만큼 미련한 인간이다. 최선을 다해도 그 결과가 후회로 남는다는 점에서 능력은 턱없이 부족하고, 최선을 다하면 일정 부분이라도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 지독한 낙관주의자며, 능력이 부족한 지독한 낙관주의자임을 스스로 알면서도 관계를 맺고 있는 타인들과 고민을 나누지 않는 것이 배려이고, 온전히 혼자 책임지는 것이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비겁.. 2022. 6. 13.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