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리카르티에브레송1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전시회] 딜레탕트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전시회] 딜레탕트 우리 집 책장 맨 아래 칸에는 나와 동생의 이름이 대문짝만 하게 쓰여있는 A4 파일철들이 있다. 아빠가 사무실에서 거의 강제로, 그리고 가격 면에서는 반쯤 사기를 당해서 디카와 캠코더를 사 온 이후로 아날로그 카메라들은 먼지 구덩이 속으로 밀려났지만, 나와 루나가 초등학생일 때까지만 해도 외출하는 엄마 손에는 늘 묵직한 똑딱이 카메라가 들려 있었다. 엄마는 사진을 인화해서 A4에 풀로 정성껏 깔끔하게 붙인 뒤, 사진마다 사진 속 찰나가 어떤 순간이었는지 정성껏 각주를 달아 놓았다. 나랑 루나는 그 흔적을 열어볼 때마다 흠칫한다. 위에서 내려찍은 우리들의 머리통은 만화 캐릭터처럼 둥글고 거대하다. 그러나 엄마는 그 사진들을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하고 사진 속 순간을 떠.. 2022. 9. 13.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