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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린 사람들2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 호텔과 자기만의 방; 우리가 자기만의 방을 떠나는 이유 / 북캉스 후기, 호캉스 리뷰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 서울 타임스퀘어] 호텔과 자기만의 방; 우리가 자기만의 방을 떠나는 이유 일상에서 워케이션, 북케이션과 같은 표현들을 발견할 때마다 격세지감을 느낀다. 지방에 발령을 받아 서울을 떠났지만, 생활권은 서울에 있기 때문에 주말에 자주 서울에 올라가고 숙박은 호텔에서 하는 편인데, 그때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호텔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에 굉장히 놀란다. 나에게 호텔은 매번 선택적 경험이라기보다는 비자발적 상황 속에서 그나마 취향에 가까운 것을 가까스로 선택하는 과정이었다. 여행 갈 때 빼고는 호텔을 이용할 일이 거의 없었다. 지난 1년간 서울을 방문하는 순간도 엄밀히 말하면 모두 여행이었다. 돌아보면 대부분의 시간 나의 공간에서 홀로 안온할 수 있었고, 바깥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2022. 3. 30.
[더블린 사람들 - 제임스 조이스] 나는 더 이상 얕은 까망이 두렵지 않다. /독서 일기, 북 리뷰 [더블린 사람들 - 제임스 조이스] 나는 더 이상 얕은 까망이 두렵지 않다. 거실에 누워 번쩍 눈을 떴다. 볼록한 내 배가 보이고, 그 너머로 거실 베란다 창문 멀리 산 꼭대기에 벌써 어둠이 걸리고 있었다. 밤은 위에서부터 온다. 동네에 하나밖에 없었던 슈퍼 앞에 달린 샷다문처럼 드르륵하고 위에서부터 어둠이 내려와 세상이 그 속에 잠긴다. 엄마- 불러도 아무도 대답이 없고, 동생의 목소리도 들리지 않으면, 나는 눈을 질끈 감고 기었다. 부딪히고, 울면서, 소리 지르면서, 사람들이 다니는 길가 쪽에 난 창문으로 기었다. 눈을 뜨면 산 머리에 그득한 어둠처럼 어둠이 위에서부터 나를 집어삼킬까 봐 오들오들 떨었다. 사과 트럭 아저씨가 빌라 앞에 왔는지 확성기에서 사과 팝니다- 사과- 소리가 나고, 겨우 창문에.. 2022.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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