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밤1 [밝은 밤 - 최은영] 아, 창 밖은 밝은 밤이다. (북리뷰, feat. 오미크론 확진으로 인한 격리 생활) [밝은 밤 - 최은영] 아, 창 밖은 밝은 밤이다. 어매. 어매. 가지 마시오. 나만 두고 가지 마시오. 어매. 내가 기억하는 첫 죽음은 7살, 8살이나 되었을까, 유독 추위가 매서웠던 어느 겨울이었다. 내내 병석에만 누워 계셨고 거동도 못하시던 할머니가 돌아가셨다. 할아버지처럼 꼴을 베어 소를 멕이고, 해바라기를 하면서 우리 자매와 놀아주실 수 있는 분이 아니었다. 큰아버지 댁 할매방에 들어가면 느껴지던 희미하게 코를 찌르는 누르스름한 냄새와 보일듯 말듯한 할머니의 희미한 손짓이 싫어서 할매방 문턱을 넘은적이 좀처럼 없었다. 나는 할머니에게 버릇 없이 굴고 멀리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벌을 받을까봐 벌벌 떨며 아빠 차에 올랐다. 그날 따라 달이 크고 둥그렇고, 잡힐듯, 시야에 가득했다. 철 없던 손녀는 .. 2022. 3. 1.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