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2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전시회] 딜레탕트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전시회] 딜레탕트 우리 집 책장 맨 아래 칸에는 나와 동생의 이름이 대문짝만 하게 쓰여있는 A4 파일철들이 있다. 아빠가 사무실에서 거의 강제로, 그리고 가격 면에서는 반쯤 사기를 당해서 디카와 캠코더를 사 온 이후로 아날로그 카메라들은 먼지 구덩이 속으로 밀려났지만, 나와 루나가 초등학생일 때까지만 해도 외출하는 엄마 손에는 늘 묵직한 똑딱이 카메라가 들려 있었다. 엄마는 사진을 인화해서 A4에 풀로 정성껏 깔끔하게 붙인 뒤, 사진마다 사진 속 찰나가 어떤 순간이었는지 정성껏 각주를 달아 놓았다. 나랑 루나는 그 흔적을 열어볼 때마다 흠칫한다. 위에서 내려찍은 우리들의 머리통은 만화 캐릭터처럼 둥글고 거대하다. 그러나 엄마는 그 사진들을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하고 사진 속 순간을 떠.. 2022. 9. 13. [AWA(Accidentally Wes Anderson) 우연히 웨스 앤더슨 전시회 후기 (어쩌다보니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후기도 포함)] [AWA(Accidentally Wes Anderson) 우연히 웨스 앤더슨 전시회 후기 (어쩌다보니 후기도 포함)] 웨스 앤더슨의 흔적은 정말 어쩌다, 우연히 정도만 볼 수 있음 (시절은 비참했으나 시간은 아름다울 수 있는 이유) 지나간 시절, 그 시절을 빛나게 만들던 얼굴들, 빛나던 순간을 함께 하던 얼굴들. 돌아오라. 는 말은 가닿지 않아서 홀로 그 순간, 그 얼굴들 앞으로 침잠하고자 물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홀로 남은 자가 수면에 남긴 노스탤지어. 은 마음 깊이 그리워하지만 되돌아 올 수 없는 시간과 마음 깊이 사랑하지만 다시 볼 수 없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절절한 편지다. 또렷이 그 날들과 인생을 무대에 상연했던 동료 주연들을 기억하는 어떤 노인의 회고록이다. 호텔 로비 보이 출신의 부.. 2021. 12. 1.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