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에세이1 [낙타의 관절은 두 번 꺾인다 - 에피] 민들레와 담배 / 에피 작가님께서 우수 리뷰로 선정해주신 바로 그 리뷰! [낙타의 관절은 두 번 꺾인다 - 에피] 민들레와 담배 비가 부스스 쏟아지던 날이었다. 외할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버스에 올라 급히 서울을 떠나며, 내가 아는 당신의 인생을 반추했다. 엄마는 당신의 아버지에 대하여 자주 이야기했다. 할아버지가 40년 가까이 공무원으로 재직하시며 오토바이로 출퇴근 하셨던 것, 까맣고 멋있는 오토바이 뒤에 수박, 참외, 참조기, 같은 것들을 주렁주렁 매달고 집으로 오셨던 것, 그러다 수박이 톡 도로에 떨어져 쪼개어져 버리면 그것을 노끈으로 동여매 아무렇지 않은 척 부엌에 가져다 두셨던 것, 매일 새까만 머리에 포마드를 얹어 한쪽으로 가지런히 빗고 정리하셨던 것. 나는 직접 보지도 못 했던 것들이 생생히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고 수다쟁이 엄마를 생각하며, 하마터면 웃을 뻔 했다.. 2022. 10. 1.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