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카페1 [잠 - 유재선] 앎과 받아들임 사이에 [잠 - 유재선] 앎과 받아들임 사이에 과외와 학원 알바로 모진 서울의 생활비를 충당하던 시절. 어린 선생(먼저 선 先, 태어날 생 生)이었던 내가 학생들에게 그나마 가장 많이, 확신할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문장 중에 하나는, 아는 부분은 찢어버려. 였다. 어린 시절의 나는 대부분의 순간 가족의 눈과 책장에 맺힌 활자를 쫓았지만, 종종 누워 유난히 맑았던 그 시절의 하늘을 눈에 담거나 멍하니 벽지를 바라보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구름이 토끼나 하트 모양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신기해하거나 벽지 속 패턴이 악마나 괴물, 이모가 보여 줬던 전설의 고향 속 구미호 얼굴로 보여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착시를 무의식적인 추론에 의한 인지 과정에서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즉, 어린 나는 마룻바닥에 .. 2024. 3. 10.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