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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엣룸2

[질투의 끝: 마르셀 프루스트 단편선] 사랑은 계속 되고 있다. [질투의 끝: 마르셀 프루스트 단편선] 사랑은 계속 되고 있다. 사랑은 아름다운가. 완벽히 서로 다른 존재들이 허공에 제각기 포물선을 긋다가, 맞부딪는 것이 사랑이다. 그것이 찬란하고 아름다울지언정 늘 그러할 수는 없다. 그간 각자가 남긴 무상한 자취를 서로 인정하고, 다른 모양을 받아들이고, 맞부딪음으로 인해 변경될 항로를 전쟁 같은 토론으로 합의, 재설정하는 과정이 순조로울 수만은 없다. 지옥 같은 다툼 속에서 맞부딪음의 인상은 강렬해진다. 눈부심을 이기지 못한 사람은 교차점을 지나 자신의 포물선 속으로 침잠한다. 남은 이는 긴 자취를 남기며 떠나는 그 뒷모습마저 사랑하고 응원한다. 사랑은 전투다. 스물에 만나 3년 넘게 연애한 남자친구가 있었다. 사랑이 닳아져 그가 먼저 권태기를 느꼈고, 나는 속수.. 2022. 6. 23.
[포엣룸 poet room] 창 밖은 시들이 물결 치고 지붕 위는 계절이 지나가는, 거센 파랑(波浪) 끄트머리, 하얀 해변. [포엣룸 poet room] 창 밖은 시들이 물결 치고 지붕 위는 계절이 지나가는, 거센 파랑(波浪) 끄트머리, 하얀 해변 "무슨 사람이 이렇게 많아." 골목을 떠나는 겨울이 미련이 가득 담긴 발걸음으로, 눈꽃으로 닿았던 어느 벽과 고드름으로 얼었던 어느 처마 끝을 손끝으로 만져보기도 하고, 하나씩 눈에 담아보기도 하면서, 떠나고 있었다. 눈꽃 대신 거리 가득 내릴 꽃비가 질투나는지, 바람이 보도 블럭 위를 괜시리 쌩, 쌩. 거리며 돌아다녔다. 사람들의 옷이 출렁출렁 춤을 췄다. 주춤 거리던 봄은 겨울의 맹렬한 여운에 겁을 잔뜩 먹고 작전을 바꾸었는지, 확 다가오지 않고 슬그머니, 엉금엉금. 떠날 채비를 하는 겨울 주변에 모여들었다. 겨울이 약해지길 기다렸다가 홱 자리를 차지할 심산이다. 봄은 말갛고 상.. 2022.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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