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271 [헛간을 태우다(반딧불이) - 무라카미 하루키] 존재를 확인한다는 것 2021. 1. 무라카미 하루키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물질적으로 머물러 있다고 하여 그것이 존재한다고 말할 수 없고, 존재의 의미를 알게 되었다 하더라도, 그 판단이 늘 절대적으로 맞는 것은 아니다. 손 뻗으면 닿을 곳에 앞서거니 뒷서거니 걸으면서, 그러나 절대로 서로 닿지는 않으면서, 매주 토요일 말없이 걷던 두 친구가. 일년 후에는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고, 더 시간이 지나 밤하늘 아래 체온을 나누는 사이가 되어도. 서로의 곁에 누워 있어도. 창 밖을 바라보는 누군가의 두 눈이 공허하게 텅 비어 있는 이상 상대방의 존재를 믿는 다른 한쪽은 결국 고독속에 혼자 남고 만다. 의미 없는 말들로 허공을 채워 다가오는 결말을 외면해 보려는 노력은, 많은 말들을 주워 삼겨 서로가 서로에게 갖는.. 2022. 2. 21.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