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랭이독서일기14 [태고의 시간들 - 올가 토가르추크] 영원의 시간이 흐르는 강과 닿지 못한 마음들이 모이는 강 기슭 / 노벨문학상 수상작 북 리뷰, 독서 일기 [태고의 시간들 - 올가 토가르추크] 영원의 시간이 흐르는 강과 닿지 못한 마음들이 모이는 강 기슭 그럴 때가 있다. 애써 꾹꾹 눌러 보낸 마음이 전혀 가닿지 않는 때. 말풍선 옆으로 작은 1은 사라졌지만, 내 마음은 영영 가닿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때가. 글씨들이 길게 줄지어 서있는 모양이 완전한 무위로 돌아가버리는 때가. 획이 해독되지 못한 채 공기 중을 뚜뚜- 정처 없이 가르는 때가. 종종 인간은 그런 애달픈 상황을 겪어야 하는 모양이다. 속도 모르고 강은 흐른다. 저도 저의 배 밑에 무엇을 깔고 있는지도 모르는 채, 묵묵히 자갈 위를, 부드러운 흙 위를, 하염 없이 걷는다. 강 가운데 깊은 곳에서는 돌을 지붕 삼아 눈 부신 햇살을 피해 새우잠 자는 물고기들이 자란다. 강가에는 수풀이 자라 강에 .. 2022. 3. 24. [노르웨이의 숲 - 무라카미 하루키] 살자, 오늘을. (북리뷰, 독서 일기, 열병 같던 청춘의 기록) [노르웨이의 숲 - 무라카미 하루키] 살자, 오늘을. 우리는 아직 살아 있고, 살아 가는 것만을 생각해야 한다. 우리가 지금 거대한 메타포 속 어디쯤에 닿았든. 어떤 의미이든. 행복해지자. 살자, 오늘을. 요즘 종종 집에 셋째가 놀러온다. 22살, 그야말로 청춘이 양볼 가득 발그스레하게 물든 그 아이는 대학교에서 프랑스어를 공부하고 있다. 가깝게 지내고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면서 애기인줄만 알았던 이 애가 때로 가끔 나를 울리거나 충격에 빠트리고는 하는데, 지난해 말인가에 놀러올 때 부터는 언니가 읽는 책이 읽고 싶다며 한 권씩 빼 읽거나, 치킨 뜯던 손가락으로 책장을 가르키며 저건 뭔 책이야 물어본다거나 하는게 그런 일들이다. 그날도 치킨인지 마라탕인지를 먹고 있는데 힐끔 책상 위를 보더니 양자오의 .. 2022. 3. 6. 이전 1 2 3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