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3 [드라마 : 안톤 체호프 단편선] 얼룩 / 북리뷰, 독서 일기 [드라마 : 안톤 체호프 단편선] 얼룩 창문에 조그맣게 얼룩이 번진다. 저걸 어떻게 닦아낸다. 신문지에 물을 묻혀 닦아낼까, 부드러운 천을 가져와서 닦아낼까. 내내 고민하다가 뒤늦게서야 숙고의 결과로 닦아보지만, 풍경 위로 헝겊이 지난 자리가 오돌돌 하다. 그 흔적을 지우려고 닦고 또 닦다가 엉엉 운다. 내 삶은 그런 날들의 연속이었다. 나는 보기 드물다 할만큼 미련한 인간이다. 최선을 다해도 그 결과가 후회로 남는다는 점에서 능력은 턱없이 부족하고, 최선을 다하면 일정 부분이라도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 지독한 낙관주의자며, 능력이 부족한 지독한 낙관주의자임을 스스로 알면서도 관계를 맺고 있는 타인들과 고민을 나누지 않는 것이 배려이고, 온전히 혼자 책임지는 것이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비겁.. 2022. 6. 13. [지금 우리 학교는 - 이재규, 김남수 feat. netflix] 인간다운 인간으로 산다는 것, 넷플릭스 드라마 후기, 리뷰 [지금 우리 학교는 - 이재규, 김남수 feat. netflix] 인간다운 인간으로 산다는 것 한 때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세월이 지나 과 로 다시 조명 받았던 치욕스러운 사건이 있다. 2004년, 한 여학생이 고등학생 무려 44명으로부터 1년간 집단 성폭행을 받아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어머니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게 된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이를 경찰에 즉각 신고했으나, 경찰과 언론의 무자비한 실적에 대한 욕망 때문에 피해자는 상상을 초월하는 강도의 2차 피해를 입게 된다. 이후, 피해자는 학교에서도 따돌림 등 계속 되는 2차 폭력을 감내해야 했고, 타지역으로 전학을 가고자하지만 수차례 거부 당하고만다. 전학에 성공하더라도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결국 자퇴를 하게 된다. 가해자 44명.. 2022. 2. 9. [구경이 - JTBC 드라마 리뷰, 후기] 부디 당신부터 행복하기를 [구경이] 부디 당신부터 행복하기를 울산지법 2019고합241 판결문 발췌 우리 사회는 철저히 타자의 불행을 개인의 문제로만 국한하고 축소시킨 다음, 외부로 드러나지 않게 밀봉해 온 사회다. 설령 한 개인이 열등하고 못나서 그와 같은 처지에 빠진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를 잘라내고 도태시켜서는 안 된다. 개인의 능력 때문이든, 환경 탓이든, 그 어떤 이유에서든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을 못 본 척 할 순 없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생존방식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몇몇 사람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우리 주위에 존재한다면 우리 모두가 그곳으로 빨려 들지 않으리라는 장담 역시 할 수 없다. (중략) 사람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일은.. 2021. 12. 15.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