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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봤다

[지금 우리 학교는 - 이재규, 김남수 feat. netflix] 인간다운 인간으로 산다는 것, 넷플릭스 드라마 후기, 리뷰

by 헌책방 2022. 2. 9.

[지금 우리 학교는 - 이재규, 김남수 feat. netflix] 인간다운 인간으로 산다는 것
한 때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세월이 지나 <시그널>과 <한공주>로 다시 조명 받았던 치욕스러운 사건이 있다. 2004년, 한 여학생이 고등학생 무려 44명으로부터 1년간 집단 성폭행을 받아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어머니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게 된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이를 경찰에 즉각 신고했으나, 경찰과 언론의 무자비한 실적에 대한 욕망 때문에 피해자는 상상을 초월하는 강도의 2차 피해를 입게 된다. 이후, 피해자는 학교에서도 따돌림 등 계속 되는 2차 폭력을 감내해야 했고, 타지역으로 전학을 가고자하지만 수차례 거부 당하고만다. 전학에 성공하더라도 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결국 자퇴를 하게 된다. 가해자 44명 중 일부는 피해 사실 특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고소장에 포함 되지도 않았고, 일부는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아 기소조차 되지 않았으며, 일부는 소년부 송치, 기소된 일부 역시 소년이라는 이유로 소년부로 송치되어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 사건은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알려져 공분을 샀고, 경찰과 언론에 대한 비판이 쇄도하였으며, 이후 성범죄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방지하는 입법의 씨앗이 되었으나, 피해자는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얻게 되었다.
두 번 말 할 필요도 없이, 학교는 그가 속한 사회와 역사를 축약한 서사이며, 서사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사건은 당대인의 캐릭터들과 생각들, 벌어지는 사건의 요약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미 한국 사회는 지옥이었다. 학교는 지옥이었다. 동년배 학생들에게서 치유 할 수 없는 깊은 생채기를 얻은 피해자가 공개된 장소에서 가해자들의 눈을 마주 보고, 누가 언제 어떻게 자신을 해쳤는지 경찰에게 설명해야하는 잔인한 날들이었고, 용기 있게 피해 사실을 고백하고 돌아온 학교와 사회에서 무시와 질타, 폭력을 당하는 것이 마땅하거나 피해 사실에 책임이 있다는 식의 말들로 무참히 2차 피해를 겪어야 했다. 도망치듯 고향을 등져야했다. 고향을 떠나서도 그녀와 가족들은 정처 없이 헤매야했다. 피해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그녀 뒤에는 생생히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그녀의 아버지와 고모들은 피해자가 치료에 써야할 합의금을 유용해버렸다. 피해자의 2차 피해 사실을 지적하고 사실관계의 오류를 바로 잡고자 나선 언론인은 동종 업계에서 배신자라는 손가락질을 받았다.
그로부터 세월은 18년이 흘렀고, 대한민국은 이제 2차 피해가 무엇인지 법률로 설명할 수 있고, 피해자들의 신상을 철저하게 보호하고, 잘못을 저지른 자는 소년이어도 합당한 벌을 받고, 범죄의 경중에 따라 필요하다면 피해자의 의사와 상관 없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는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법률은 사람의 생각에까지 효력을 미치지 않는다. 오늘날 2004년의 밀양에서와 같은 비극이 이 땅에 벌어진다면, 당신은, 학교는, 동급생들은, 같은 반 친구들은, 선생님들은, 경찰들은, 기자들은, sns 유저들은, 피해자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아픔을 이해하고, 요란하지도 않고 무관심하지도 않게 옆을 지킬 수 있을까. 피해자가 원했던 것은 열렬한 공감도, 응원도, 지원이 아닌, 말 없이 점심시간에 잠든 그녀의 어깨를 흔들어 밥 먹으라고 깨우는 손길, 있는 그대로 그녀를 바라보는 눈길, 그녀의 상처가 덧나지 않도록 조심하는 입가였을 것이다. 인간답게 산다는 것이,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이웃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간단하고 어려운 일인지 깨닫는다. 어디선가 그녀가 과거의 자신을 탓하지 않고, 편견 없는 이웃과의 헐거운 연대 속에서, 밥도 잘 먹고, 잘 살아 내고 있길 기도한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좀비 아포칼립스가 도래한 학교와 작은 지방자치단체의 모습에 현대 대한민국의 각종 사회 문제와 관료주의 체제, 보이지 않는 계급, 빈부 격차, 과열된 경쟁 의식, 입시 위주의 교육 체계, 차별주의, 이기주의 등 고질적이고 다양한 문제를 야기시키는 구습을 축소 반영시켜, 현재 대한민국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표현하고 비판하고 있다. 물론 워낙 다양한 이슈를 다루고 있고, 심지어 팬데믹 상황과 계엄령 등 과거에 벌어진 문제까지 대입시키고 있어서, 각각의 문제점에 대한 집중도는 상당히 낮은 편이지만,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을 표현함으로써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이 과연 정말 인간다운 삶인지, 현대가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하여 다시금 돌아보게 하고 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작품은 '좋은게 좋은거다'라는 합리화에 최적화된 폭력적인 문장으로 폭력의 고리, 폭력의 시스템을 정당화하고, 작은폭력이라고 외면하고 제대로 대처하고, 재발을 예방하지 않은 채로 미봉책만을 꺼내드는 안일한 어른들이 만든 사회 구조에서는 아이들을 폭력에 익숙하게끔 키울 수 밖에 없고, 약자는 폭력에 지배 당하는 구조를 고착화 시킬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누군가에게 멸망의 진정한 의미는 좀비에게 목을 물어 뜯겨 죽는 순간이 아니라 동급생이 자신을 괴롭힐 때 찍은 자신의 나체 동영상이 sns에 올라가는 순간이다. 누군가에게 멸망의 진정한 의미는 '임대아파트 사는 학생들 넘어 다니지 마시오'라고 쓰여 있는 판자가 붙은 담장을 넘어 지각하지 않으려고 학교에 뛰어가는 임대아파트 학생의 뒷모습이다. 누군가에게 멸망의 진정한 의미는 친구에게 맞아서 덜덜 떨고 있는 자신에게 "너에게도 책임이 있어"라고 말하는 선생님의 입술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세상을 포기할 수는 없다.
죽음을 뒤로 해야만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사회구조, 효산고에서 오로지 6명만이 살아남은 서슬퍼런 현실에서도 결국 인간은 나아간다.
이 극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 가장 인간다운 존재는 남라라는 '인간'이다. 남라는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았던 반장이었지만, 친구들과 좀비들에게 대항하고, 이 과정에서 사랑이 무엇인지 깨달으면서 성장하고, 좀비에게 물렸으나 억제하기 힘든 충동 속에서도 오직 인간성을 유지하겠다는 통제력과 의지력만으로 스스로가 좀비 바이러스에게 잡아 먹히지 않도록 버틴다. 그는 생명공학적으로는 좀비도 인간도 아니고, 학생이라는 신분 측면에서는 어른도 아이도 아닌, 경계 위에 선 존재이지만, 용케 그 얇은 줄에서 떨어지지 않고, 겨울을 버틴다. 그리고 자신처럼 경계 위에서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다른 존재들을 위해 전에 없이 활짝 웃고, 미련 없다는 듯 옥상에서 훌쩍 뛰어내려 멸망을 향해 달려간다. 그녀가 완전한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온조와 친구들은 그녀와 함께 모닥불에 둘러 앉기 위해, 그녀에게 '우리는 멀리 있어도 친구'라고 말하기 위해 겨울 새벽, 서로의 온기에 의지하며, 학교 옥상으로 먼 길을 떠난다.
세상을 지탱하고 유지하는 것은 세상이 외면하고 저버린 경계인들이다. 헐거운 연대 위에서, 멀리서나마 서로를 의지하고 지지하고 응원하며, 세상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가는 사람들이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이 지독하고 서글픈 아이러니가 관객에게 묻는 작품이다. "진짜 인간답다는 것은 무엇인가" 하고. 


1. 작품을 본 이후로 좀비라는 말이 참 슬픕니다. 자유 의지도 인간성도 갑작스럽게 잃어버린 채, 그들은 존엄성을 유지하는(죽음) 길을 선택하지도 못합니다. 좀비라는 어원자체도 그렇지만 좀비도 폭력의 피해자이자, 경계 위에 서있는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2. 구체적으로 짚고 넘어가고 싶은 지점이 많은 작품이었고, 메타포도 풍부하지만, 앞으로는 글을 쓸 때 작품을 해설하기 보다 제 느낀점을 쓰고 싶어서 시도해보았고, 잘 되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궁금한 점이 있다면 디엠으로 문의해주시면 정리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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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터미널 센트럴시티에서 운영하고 있었던 지금 우리 학교는 홍보 부스.

덕션의 힘을 보여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홍보 방식이네요. 역시 컨텐츠도 중요하지만 홍보가 중요한 시대라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이건 페페 닮은 주인장이 운영하는 요 블로그 구독해달라는 애교짤....'ㅁ'

 

오늘도 리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행복한 오후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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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새벽부터 실시한 동기부여모닝콜 확언 쓰기 챌린지 인증으로 마무리합니다

나는 인생의 큰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사람입니다.

I am ready to accept changes in life and look forward to the best version of my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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