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과2 [파과-구병모] 파과가 아름다운 이유 / 북리뷰, 독서 일기, 책 후기 [파과-구병모] 파과가 아름다운 이유 아빠는 멀리 사는 큰형님, 셋째형님보다 가까이 살고, 첫눈에 봐도 느껴지는 넓은 배포와 아량, 농사 짓는 사람 특유의 애정 어린 보살핌의 몸짓을 갖춘 둘째형님을 많이 따른다. 보수적이고 엄격했던 당신의 아버지 대신 둘째형님에게 많이 기댔다. 당신이 지금 내 나이쯤 되어 가정을 이루고 독립하기 직전까지 둘째형님과 형수님이 아버지, 어머니를 모시는 집에서 함께 살기까지 했으니, 통칭 호치큰아빠로 불리우는 큰 아빠는 아빠에게 형님이 아니라 아버지의 어린 버전에 가까운 의미였을 것이다. 지금은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만나기만 하면 각자의 아내에게 들킬까 두려워하면서도 킬킬대며 야금야금 약주를 나눠먹고, 무릎 연골과 고관절 건강에 대하여 심각하게 반말 섞어 논의하는 친구 비슷한.. 2022. 5. 30. [아가미 - 구병모] 땅 위에서도 물 속에서처럼 / 북리뷰 feat. 연남방앗간, 파주 지혜의 숲 [아가미 - 구병모] 땅 위에서도 물 속에서처럼. 입 밖으로 생각을 내뱉는 순간, 자기 자신을 포함한 그 발화를 청취한 모든 사람에게 그 발언은 발화자의 공식적 입장이 된다. 오랜만에 친구 B를 만났다. 그와 나 사이에 주된 토픽은 거의 늘 연애였기 때문에, 현재 만나는 연인이 있는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지내는지, 같은 타인과 나누면 실례가 될지도 모르는 질문이 오가는 것이 자유로운 편이다. 심상한 질문에 그는 남자친구라고 부르고 싶지는 않아요. 비슷한 정도. 라고 대답한다. 짧은 대답 이면에서 B의 두려움을 느꼈다. 남자친구가 생겼어요. 라고 말하는 순간, 그 사람이 정말 B의 공식적인 연인이 되는 셈이다. 경험이 쌓일수록 말의 힘이 세다는 사실이 종종 뻑쩍지근하게 뼈저리는 일이 쌓이면서, 별 것.. 2022. 5. 27.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