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4 [덕천식당] 순대 없는 순대국밥과 담쟁이 펜시브 / 식당 리뷰 맞습니다. 🍚🍚🍚 [덕천식당] 순대 없는 순대국밥과 담쟁이 펜시브 오랜 시간 한자리에서 영업하고 있는 식당에 가면, 그 꾸준함과 변하지 않는 성실함 앞에서 절로 겸허해진다. 과연 어떤 일 앞에서 그토록 오래 지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 기다리는 이 앞에서 덩달아 초조해지지 않고 차분하게 다독이며 나아갈 수 있는지,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돌아보고 내다보게 된다. 입맛이 까다로운 루나 원픽인 덕천식당인데, 어쩐 일인지 그날만큼은 우리 세 자매 입에 음식이 짰다. "여기 맛이 변했네." 투덜대면서도 "그래도 맛있다"하며 루나와 아현이는 그릇을 깨끗이 비웠고, 나는 가슴에 뭐가 얹힌 듯 더 이상 먹지 못했다. 비오는 주말에도, 단골로 보이는 아저씨들이 바글바글, 전북대학교 학생으로 보이는 친구들.. 2022. 3. 28. [아란 마스터 오브 디스틸링 II(Arran Master of Distilling II - The Man with the Golden Glass)] 마스터의 맛 [아란 마스터 오브 디스틸링 II(Arran Master of Distilling II - The Man with the Golden Glass)] 마스터의 맛 바로 향하는 발걸음을 뗄때마다 입김이 쏟아져 나오는 밤이었다. 아람으로 향하는 발걸음 바로 뒤에 맥베스의 대사가 따라오는 것 같았다. 는 손의 피를 씻으려고 할 수록 피가 더 많이 묻고, 묻지 않은 쪽으로 번지자 괴로워하는, 넵튠에 손을 담가 씻으면 넵튠이 오히려 붉게 물들것이라고 공포에 질리는, 그러면서도 욕망을 뿌리치지 못하는, 인간 본성을 적확히 그려낸 셰익스피어의 마스터피스고, 그 작품을 무대 위에서 상연하는 극단 또한 대단했다. 누군가의 인생에 유의미한 깨달음을 남기는 경험을 공급하는 삶은 어떤 질감일지 궁금했다. 아란에 대해서는 몇차례.. 2021. 12. 4. [2009 EDRADOUR 12 CS (에드라두어 이비스코 12년 CS)] 위스키를 주문했더니 주정 강화 와인이 나왔다 [2009 EDRADOUR 12 CS (에드라두어 이비스코 12년 CS)] 위스키를 주문했더니 주정 강화 와인이 나왔다 내가 쓴 위스키 리뷰들을 대충이라도 읽어 온 사람들은 알겠지만 나는 위스키는 마시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이라는 철학에 깊이 공감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꼭 비싸진 않아도 색깔 있는, 특별한 위스키를 경험하는 것을 좋아한다. 자주 바에 가거나 위스키를 구매하지는 않지만 한번 경험할 때 돈을 크게 아끼지 않는 태도에 대한 궁색한 변명이긴한데 특별할수록 가격이 비싼 것은 어쩔 수 없다;ㅁ; 이 위스키도 워낙 국내에서는 구하기 어려워서 직구를 통해서만 구할 수 있고, 그마저도 쉽지 않은데, 역시 아람에서는 보유하고 있었다! 30대 초중반의 가격을 줘야 살 수 있다고 듣고 구매 포기했었는데^^.. 2021. 11. 30. [드보르작과 차이코프스키 - 전주시향 정기공연] 음악이 가진 힘 음악이 가진 힘 / 전주시립교향악단 제249회 정기연주회 리뷰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 op.60 1악장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를 관통하는 테마다. 음악이 이상하고 또 신기한 이유는 시각적, 청각적 장치로 메시지를 직접 보여주고 들려주는 미디어나 (표현방법에 따라 직접, 간접적이라는 차이점은 있을 수 있으나) 텍스트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문학 작품과 달리 누구하나 말하는 사람이 없는데 선율만으로도 서사를 전달할 때가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바로 신포니에타가 의 메인 테마가 될 수 있는 이유다. 하루키의 정밀한 묘사와 상황과의 절묘한 연계성 부여 덕분에 두 작품이 긴밀하게 연결 된 탓도 있겠으나, 야나체크의 음악에는 특유의 민속적 색채와 1800년대 체코의 공기가 스며들어 있고, 이 점이 세계관 속의 공동체, 두.. 2021. 10. 25.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