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머큐어 앰배서더 호텔 앤 레지던스 서울 용산, 슈피리어 스위트] 환대(歡待)의 의미
"어서오세요 잭슨, 기다렸어요." 호텔 로비에 들어서자 형님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곳에서 찾아온 사람을 뜻하는 말인 손에, 높여 부르는 말인 님을 붙여, 자신을 찾아온 사람이라면 일상적으로 손님으로 높여 부르는 우리 나라 문화 특성과, 손님을 높여 대접하고 손님 역시 대접 받음에 상응하는 가치를 갚아야한다는 민족 고유의 심정적 부담감 때문인지, 우리는 누군가를 초대하거나, 초대 받아 누군가를 찾아가는 문화에 서툴다. 매번 초대 때마다 쭈뼛대는 나와는 달리, 그는 늘 자연스럽게 나를 '환대'해왔다. 부산히 엘리베이터에 올라 다른 사람들과 한 데 섞이자 엘리베이터에 뻑뻑한 침묵이 들어 찼다. 잠시 그 진공 상태에서, "기다렸"다는 말과 환대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했다. 환대(歡待). 기쁘다는 의미의 환歡과, 기다리다, 대비하다, 대접하다, 대우하다의 의미의 대待가 결합한 이 단어는 요컨대 누군가와의 만남을 기쁘게 기다리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그랜드 머큐어 앰배서더 호텔 앤 레지던스 서울 용산. 우리가 들어선, 풀네임도 긴 이 호텔은 유명 래퍼가 펜트하우스에서 거주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서울의 럭셔리 스테이를 대표하는 주자 중 하나로 꼽히면서 유명세를 탔다. 그래서인지 나도 덩달아 타지에서 서울로 놀러오는 친구들과 스위트룸에서 묵어본 적이 있다. 낯익은 구조를 둘러보고, 잠시 응접실 탁자에 앉아 커피를 마셨다. 형은 일행들이 도착하면 어디서 어떤 식사를 할지, 어디를 예약할지 차근히 설명해주었고, 서로의 근황을 나누었다. 근황을 나누고 헤어져서 각자 저녁 식사 시간까지 남은 시간 동안 요가나 독서 등 각자의 방식으로 체력을 보충했고, 저녁 식사로는 운카이에서 코스 요리를, 2차로는 킹스 베이케이션에서 위스키와 플래터를, 3차로는 형님 방에서 형님이 생일을 축하하며 사다 준 A LA MAISON의 묵직한 치즈 케이크와 내가 가져 간 와인을 다같이 나눠 먹고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이튿날 점심은 푸드익스체인지에서 뷔페를 맛있게 먹고, 세종문화회관에서 칸딘스키 전시회를 보고 도록을 선물 받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고작 스타벅스 리저브에서 커피를 대접하는 것 뿐이었지만 맛있게 마셔주는 그를 보면서 미안하기 보다는 고맙다, 그리고 어떤 순간이든 상대가 누구든 나만의 방식으로 '환대' 받는 기분을 선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언젠가는 나도 내 힘으로 그를 그가 원하는 방식으로 대접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비즈니스에 최적화된 다양한 형태의 미팅을 경험해 본 사람답게 상대방이 호화스러움을 느끼면서도 부담스럽지 않게 하고, 물 흐르듯 깨끗하고 깔끔하게 일정을 소화하도록 유도하는 노련함을 갖추었다. 화려한 외식문화를 기반으로 한 모임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원래도 식구라 불릴만한 관계이기 때문에, 더 돈독한 관계의) 식구가 되어 가는 감각을 선물해주었다. 자신의 진심을 숙련된 방식으로 세련되게, 그러나 예의 있게, 최선을 다하여 전달하는 그를 지켜보며 어린 나는 동경심을 품기도, 연신 감탄하기도. 나아가고 싶은 앞날을 그려보고, 주변에 어떤 의미가 되고 싶은지를 생각하기도. 정말 어른이 되면 어떤 마음으로 관계에 임하고 싶은지 생각하기도. 하면서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고백건대 이틀간 누린 호사 자체보다, 누군가를 환영하고, 대접하기 위해서 준비하며 기다리는 모습, 만남을 기다리고 만남의 순간부터는 순수한 진심으로 진지하게 상대방과 대화하는 모습, 장시간 여러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 많은 것들을 신경 썼을, 그러나 티나지 않게 무덤하게 행동하는 모습에서 더 큰 감동을 느꼈다. 우리의 오늘은, 이익의 왕래가 관계를 결정하고 그토록 우리 사회에 필요한 느슨한 연대가 좀처럼 결성 되지 않아서 벌어지는, 안타까운 사고들로 기록 되고 있다. 대가를 바라지 않는 마음과 호의는 어쩌면, 물질로 상대를 환대하고자 하고, 물질로 그 보답을 하고자 하며, 등가에 가까운 높이에서 환대와 보답의 가치가 타협 되지 않으면 관계가 쉽사리 위협 받는 차가운 현실을 녹이고, 마음과 진심의 무게로 서로의 만남을 기다리는 따스한 내일을 만드는, 열쇠가 될지도 모른다.
새삼 유럽에서 경험했던 지인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사교 목적으로 열었던 홈파티들, 가까운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서 함께 일상의 흔적이 남은 공간을 탐험하고 돌아보며 서로에 대해서 더 깊이 이해하는 문화, 가까운 친구라면 어떤 것도 재단하거나 계산하지 않고 초대를 전제로 자연스레 서로의 공간을 오갔던 기억을 돌아보며, 그런 종류의 소통들이 관계가 느슨한 연대로 나아가는 데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뚜렷하게 가늠할 수 있었다. 우리에게는 너무 가까워서 서로에게 하지 못할 말이 알게 모르게 쌓이는 끈끈한 연대가 아니라, 한 군데라도 파열음이 생기면 이내 곧 구조가 쩍쩍 갈라져버리는 딱딱한 연대가 아니라, 급변하는 시대와 시대의 처마 아래서 비를 맞기도하고 볕을 쬐기도 하는 현대인의 정신에 맞춰 유연하게 변화하고 적응할 수 있는 느슨한 연대가 필요하다. 서로의 공간과 마음을 오가고, 서로가 인정(認定)에서 만나는 날을 진심으로 고대하는, 새로운 환대의 정신이 필요하다. 우리는 모두 다른 존재다. 인생은 허공을 가로지르는 포물선과 같다. 차원을 넘나들며 커졌다 작아지는 벤다이어그램과 같다. 각자는 운전석에서 각자의 템포로, 각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각자가 원하는 크기로, 묵묵히 나아갈 뿐, 어떤 순간에도 완벽하게 같은 방식으로 오늘을 살 수 없다. 우리 삶은 서로 다르다. 인생이 포물선이라면, 포물선과 포물선이 만나는 지점을 제외한 각자 다른 포물선 위의 무수한 점들은 한 세계 안에서 결코 양립할 수 없다. 인생이 벤다이어그램이라면 교집합을 제외하고는 한 세계 안에서 양립이 불가능한 면들이 있다. 이 지극히 자연스럽고 인간적인 사실 때문에 존재들은 만나 서느런 모순을 빚는다. 그러니 우리는 서로를 다르게 환대할 수 밖에 없다. 서로가 '같은 비용'을 치른 것이 맞는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환대가 갖는 금전적 가치를 저울질 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방법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포물선이 만나는 순간을 기꺼이 기다려야 한다. 만남의 순간 서로를 기쁘게 맞을 준비를 하면서. 그 만남, 찰나의 순간이 따스해서 나는 우리 관계가 빚는 부조화를 사랑한다. 부조화를 인정하여 비로소 조화로워지는 이 거대한 아이러니를 사랑한다. 그래서 나는, 매일 그대를 기쁘게 기다리기로 했다.
베드룸과 베드룸 옆에 꼭 붙어 있는 욕실
여기서의 휴식 늘 즐거워서 기억이 좋다. 공기청정기+가습기까지 미리 부탁드려 받아놓으면 증맬 갓-벽한 호캉스
위치도 용산역이랑 바로 연결 되어 있어서 꿀!
운카이
운세트는 1인당 13만원. 근데 음. 나는 별로였다.
1. 2. 모두 맛있었음. 3. 에 스시 저렇게 붙어 있는거 저만 별로인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런 플레이팅 처음 봄...
식사는 우동이었고ㅋㅋㅋㅋㅋㅋ 후식도 그냥 드래곤시티 델리에서 가져온 듯 한데
음... 10만원 이상의 가격을 지불할 정도는 아닌듯. 물론 우리는 맛있게 먹었음.
갓성비 싱글톤 @킹스베이케이션
여기는 분위기도 좋았어서 따로 리뷰할 예정입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피드백과 질문은 댓글로 or 인스타그램 seol_vely로 부탁드립니다.
발전에 귀하게 쓰겠습니다.
http://www.instagram.com/seol_v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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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책, 영화, 드라마, 전시, 음악 등 각종 문화생활을 더 풍부하게 즐기고 싶은 힙한 현대인 당신을 위한 큐레이션을
카카오뷰 채널 헌책방이 무료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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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 추가 해주시면 문화생활도 트렌디하지만 깊게 즐기는 데에 도움 되는 인사이트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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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에도 켈리최 회장님 유튜브에서 보내주는 동기부여 모닝콜 영상을 확인하고,
확언 다섯번 쓰기 챌린지를 실시했습니다.
여러분도 함께 하시고, 저마다의 꿈을 저마다 목표한 속도대로, 꼭 이루시길 바라요.
나는 공동체에 참여하여 사회적 영향력을 만들어갑니다.
I participate in the tribe and make a social imp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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