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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봤다

[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 서사와 스토리 / 쿠키 2개 있어요. 스포 없는 리뷰입니다.

by 헌책방 2022. 5. 10.

[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 서사와 스토리

* 개봉한지 일주일도 안되었지만 아마 볼 사람은 다 보았을 것이기 때문에 올리는 스포 없는 가벼운 리뷰(혹평 주의)
* 2회차 관람을 할 예정이긴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리뷰를 쓸 일이 전혀 없을 것 같아서 남김
* 친구들과의 대화에는 비속어, 은어 등이 섞여 있습니다. 불편할 수 있으므로 지기들과의 거침 없는 대화가 불편하시다면 피해주세요.
 

 

서사(narrative, 敍事)는 사전적으로는 펼, 차례, 진술할 서(敍)와 사실, 일, 사고를 뜻하는 사(事)를 결합하여 어떤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글의 양식을 의미한다. 서사의 기원은 경험적,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인류가 작가의 의도를 내포한 언어들로 허구적 사실을 담아 만든 이야기로 미적으로 뛰어난 작품을 추구하는 등 소설 등 문학 작품들을 창작하고 독자들이 이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아가게 되면서, 서사는 점차로 사실을 기반으로 하는 경험적 서사 뿐 아니라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는 허구적 서사를 포함하는 말로 의미가 변모, 확대되었다. 문학 뿐만 아니라 음악, 연극, 미술, 영화로 이야기를 표출하는 방식이 다양화 됨에 따라 현대에서 '서사'는 문학적 서사와 동의어처럼 쓰이고 있다. 서사와 헷갈릴만한 표현으로는 구성(plot), 스토리(이야기, story)가 있다. 스토리는 시간에 순행하는 방향으로 쓰여진 작품의 뼈대가 되는 이른바 줄거리를 뜻하고, 구성은 이 스토리가 독자에게 작가의 의도대로 익힐 수 있도록 나름의 짜임새를 갖추고 도치, 플래시백 도입 등 재구성 과정을 거치는 과정, 혹은 그 결과를 뜻하는 바로 쓰인다.

 

개봉 첫 날, 아이맥스로 <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관람하고 나오면서, 희열이나 기쁨보다 아쉬움이 컸던 이유는 작게는 스토리, 크게는 마블의 페이즈4의 서사가 여러 작품 외적 가치에 의해 흔들리고 쫓기고 있는 듯한 인상 때문이었다. 의견이 분분히 나뉘긴 하나, 인피니티 사가가 상업적 흥행과 위화감 없는 cg를 포함한 비주얼 쇼크, 인과관계가 명확한 탄탄한 서사로 영화계에서 마블이 갖는 이미지를 공고히하고 남녀 노소 할 것 없이 대중으로부터 사랑 받는, 적어도 관심 받는 세계관을 형성하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닥스2는 프랜차이즈 전체가 이 인피니티 사가의 전세계적 성공에 스스로 쫓기고 있음을 반증했다. 케빈 파이기가 페이즈4를 넘어 30년대까지 미리 프랜차이즈가 갈 길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조급함이 쉬이 이해가지는 않는다. 대체로 하나의 스토리로 요약하기 힘든 대서사는 스토리 하나가 흔들릴지언정 전체가 흔들리거나 서사의 한조각을 스토리로 푸는 화자가 부담감이나 조급함을 느끼기 힘들다. 물론 현재 영화관을 소비하는 관객들은 인피니티 사가에서 그래왔던 것처럼 캐릭터 하나를 구축하는 데에 오랜 시간을 투자하고, 그 성장을 지켜볼만큼 시간적, 마음적으로 여유 있지는 않다. 그렇다 하더라도, 기존의 캐릭터이긴하지만 단독 주연인 스토리는 이번이 두번째이고,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이 거대한 서사를 이어가는 데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힘인 마법을 사용하며, 설정상 우주 최고의 마법사 중 하나인 닥터 스트레인지를 그저 다음 스토리를 풀고 페이즈4를 주도할 인물들을 소개하는 징검다리로 소모하는 접근은 아쉽다. 캐릭터가 중심이 되는 서사인 이 세계관에서, 가장 공고해야할 캐릭터 설정이 서사를 따라 서사 편의에 따라 바뀌고 흔들리는 것은 서사의 흔들림을 의미한다. 가장 큰 타격은 마법을 기반으로하는 전투씬이 너프 당하면서 닥스가 세계관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이 스스로 낮아졌다는 점과, 그간 유리알 다루듯 다루고 드라마와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을 통해서 조금씩 그 진입장벽을 낮추고 있었던 멀티유니버스 개념을 너무 갑자기 쉽고 가볍게 다루면서, 앞으로 멀티유니버스를 중심으로 진행될 서사 전체가 쉬워진만큼 매력도 반감 되었다는 점이다. 서사에 대한 실망감을 줄이기에는 전작과 스파이더맨에 비하여 비주얼쇼크도 부족했다. 물론 페이즈 4 들어서서 흥행 여부와 관계 없이 클로이 자오, 샘 레이미 등 색깔 있는 작품을 만드는 감독들의 색깔이 강해지고, 마법을 쓰는 닥터 스트레인지와 샘 레이미 특유의 호러가 결합하여 낸 시너지들은 주목해볼만 했지만, 이 또한 12세 관람가에 맞추면서 애매모호해져서 아쉬웠다.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최대한 자신의 색깔을 뽑아내려고 노력한 샘 레이미의 연출과 베네딕트 컴버배치와 엘리자베스 올슨의 엄청난 연기, 베네딕트 웡의 탁월한 귀여움과 레이첼 맥아담스와 소치틀 고메즈의 매력이 없었더라면 작품은 썩토 60점을 면하지 못했을 것이다. 토마토 미터는 시간이 갈수록 내려가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 작품이 썩토 75점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2016년작인 <닥터 스트레인지>가 현재도 89점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매우 대조적인 성과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중심으로 하는 평면적, 경험적 서사로 이야기를 쓰는 나는, 내가 하지 못하는 모든 이야기를 사랑한다. 모든 허구적 서사를 응원한다. 다른 세계관,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모든 서사는 사랑 받고 존중 받을 가치가 있다. 그래서 결국에는, 이 작품의 스토리가 아쉬웠다고 이야기하겠다. 훗날 페이즈 4가 끝나는 시점에 페이즈 4가 완성하는 서사를 돌아보며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유니버스>와 같은 징검다리가 없었더라면 완성되지 못했을 완벽한 서사라고, 그저 닥스2의 스토리는 조금 아쉬웠다고. 이야기할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면 좋겠다. 

 

 

사진 찍는 소리에 혹여 옆 관객분이 불편하실까봐 무음 카메라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늘 마블 코믹스에 기반한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다채롭고 신비하고 좋다. 기대가 커서 실망도 클 뿐

기다릴게요 오빠ㅠ.ㅠ

캐스트가 화려하긴 하다.

생각해보니까 닥스 빼고는 중심 인물이 모두 여성

힘을 내요 마블 스튜디오, 힘을 내요 파이기!

효자 아이맥스에서 관람. 필름마크가 소진 돼서 아쉬웠다ㅠ.ㅠ

컴버배치는 정말 닥스 그자체

다소 울분이 섞인 새벽녘 대화. 개봉 당일 보자마자 대화가 폭발했다.

월요일 빠셍 전원이 다 관람을 마치자마자 카톡방이 관련 수다로 가득^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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