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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봤다

[여의도 요츠바] CAOL ILA 15YEARS OLD(쿠일라 15살)

by 헌책방 2022. 3. 10.

[여의도 요츠바] CAOL ILA 15 YEARS OLD(쿠일라 15살)

지난 주말, 저녁에 여의도에 간 김에 신도림에서는 거의 전설, 여의도로 옮기고도 인기 많다고, 문래동에서 귀가 닳도록 소문만 들었던 요츠바에 방문했다. 이 날 오미크론 여파로 컨디션이 워낙 안 좋고, 속도 안 좋아서 위스키를 많이 마시지도 못하고, 프렌치 랙도 뼈 두 개 먹고 gg 치고 거친 숨 몰아쉬며 힘들어했지만ㅠ.ㅠ 숯불 향 가득한 양고기와 바질 향이 감미로운 수제 소스, 직접 만들어서 상큼한 토마토 피클 등 미식적으로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식전 샐러드와 식사 중간에 내어주신 다진 고기 올린 빵(이름이 정말 기억이 안 난다.), 디저트로 나온 수제 치즈 케이크까지 모든 구성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이 프렌치 랙이 정말 위스키랑 찰떡궁합이었다.

바텐더님과 함께 위스키를 고르다가, 피트 귀신이지만 쿠일라 15cs 언피티드가 있다고 하길래 냉큼 주문했다. 백바는 기대한만큼 크지 않았고, 구성도 엄청 다채롭지는 않았지만, 살펴보니 알짜배기가 많은 편이었다. 두번째 잔으로 마신 암룻 퓨젼도 오랜만이라 너무 반갑게 맛있게 마셨다. 다시 첫번째 잔 쿠일라 15cs로 돌아가자면 일단 다툼 많은 증류소 이름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 Caol ila. 우리나라에서는 쿠일라 혹은 꾸일라 하고 부르지만 아일라섬에서는 카오일라에 가깝게 발음한다고 한다. 
아일라 섬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위스키 성지라고 부르며 증류소 기행문을 펴내기도 한, 피트 위스키를 만드는 증류소들이 많은 지역이다. 스코틀랜드 서쪽 해안 중 가장 남단에 있는 섬으로 인구도 3천 명 정도밖에 안 되는 아주 작은 섬이다. 이 작은 섬에 위스키 증류소가 무려 8개가 있는데 모두 이 지역에 매장되어 있는 천연 연료인 이탄(Peat)으로 몰트 보리를 볶아 술에서 피트 향이 배여 나오게 하는, 피티드 위스키를 만들기 때문에 위스키 애주가들, 특히 피트 귀신들이 이 지역을 성지처럼 여긴다. 또한 무라카미 하루키에 따르면 위스키 맛에 역시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물맛 또한 기가 막히다고 한다. 그가 아일라 섬 기행을 갔을 때 트위스터 업을 이 섬에서 배워왔는데, 그는 위스키와 물을 1:1로 섞어 마시는 이 방법이 위스키를 즐기는 가장 완벽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아일라섬의 북쪽에서부터 부나하벤(부나하먼이라고 발음하기도 한다.) 쿠일라(카오일라라고 발음하는게 맞다고 하는데 쿠일라, 꾸일라, 쿠릴라라고 발음하는 사람도 있다.), 중부에 브루크라디, 킬호만(종종 사람에 따라 킬코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나는 킬코만이라고 부르다가 수입업자가 킬호만이라고 표기해놨길래 의식해서 열심히 바꿨다.), 아일라섬의 행정도시인 보모어에 있는 보모어, 남쪽에 아드벡, 라가불린, 라프로익까지 모두 피트감이 강렬한 위스키를 만드는 세계적인 증류소들이다. 특히 쿠일라의 경우 조니워커를 비롯한 여러 증류소의 키몰트를 공급하고 있어서, 조니워커 그린, 빅피트에서 느껴지는 강력한 피트는 거의 쿠일라가 책임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카오일라 증류소 제품은 아일라 피티드에 입문하는 사람이라면 강력 추천한다. 입문자가 즐기기에 적정한 자극의 피트함이 인상적이고, 물론 가격은 상당하지만, 그만큼 경험할 가치가 충분한 위스키 라인업을 자랑한다. 이 명성에 걸맞게 쿠일라 12살 같은 저숙성 제품도 바디감은 가벼운 편이지만 스모크가 강렬하고, 그 와중에 은은한 피트감도 있어서 밸런스가 매우 좋다.
15cs와 DE의 경우에는 생각보다 바에서 만나기 쉽지 않아서, "쿠일라 몇 살 있어요?" 하고 물었을 때 "15살도 있습니다." 하면 "네, 주세요" 해야 한다. 비록 15cs의 경우 언피티드 제품이긴 하지만, 캐스크 스트렝스 제품이라 도수가 59.1%에 달하며, 예상 외로 타격감이 상당하다. 무엇보다 쿠일라 12살과 마찬가지로 강력한 스모키함과 피트향의 첫인상 덕분에 언피티드 스타일이라고 라벨에 쓰여 있는 것이 맞는지 다시 확인해보게 된다. 화사하지는 않지만, 베이스에 은은하게 시트러스가 깔려 있어서 건조시킨 시트러스 막대기 위에 전체적으로 스모키와 피트를 바르고 상단에는 이를 두껍게 덧바른 후, 중앙에는 스파이시, 마지막에는 스모키한 크림만 얇게 덧발라서 완성하고 상온에 보관해 놨다가 혀에 올려놓는 느낌이다. 피니시는 꽤 긴 편이다. 한참 후까지 스파이시함이 남아 있고, 콧가에도 맴돈다. 무정형에서 마셨을 때는 에어링이 꽤 되어 있는 상태라 전체적으로 향과 맛이 조도가 낮달까, 상대적으로 어두운 느낌이었는데, 요츠바에서 마셨을 때는 오픈한 지 얼마 안 되었는지(양은 많이 줄어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밝은 느낌이라고 느꼈다(더 화사하다고 느낀 것은 아님). 피트감을 좋아한다면 언피티드인 점을 고려하지 않고 마음껏 선택해도 후회 없을 것이다.
 

 


진짜 맛과 양질의 서비스를 보장하는 요츠바!!!

근데 가격은 상당하다. 양갈비 2인분, 칵테일 두 잔, 위스키 두잔, 커버 차지 면제(술 1인당 2잔 이상 주문 시 면제) 였는데 총 18만 원가량 소요됐다. 
 

식사가 끝나고 안주로 즐길 수 있도록 내어주신 크래커랑 바질 페이스트(좌) 마저도 맛있었다.

행복을 만끽했던 시간>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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