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오랜만에 무정형 다녀왔는데 귀한 술을 맛봐서 자랑하겠다.
나만 알고 싶은 문래동 핫플레이스 무정형
1. KILCHOMAN PORT QUARTER CASK FINISH KOREA EXCLUSIVE SINGLE CASK(킬호만 한국 한정판)
예전 포스트에서 아일라 섬에 대해서 정말 한참을 주절댔는데 예전 블로그 포스트에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핑프들을 위해 조금 옮겨 보자면 <아일라 섬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위스키 성지라고 부르며 증류소 기행문을 펴내기도 한, 피트 위스키를 만드는 증류소들이 많은 지역이다. 스코틀랜드 서쪽 해안 중 가장 남단에 있는 섬으로 인구도 3천명 정도 밖에 안되는 아주 작은 섬이다. 이 작은 섬에 위스키 증류소가 무려 8개가 있는데 모두 이 지역에 매장되어 있는 천연 연료 이탄(Peat)로 몰트보리를 볶아 술에서 피트향이 배여 나오게 하는, 피티드 위스키를 만들기 때문에 위스키 애주가들, 특히 피트 귀신들이 이 지역을 성지처럼 여긴다. 섬의 북쪽에서부터 부나하벤, 쿠일라, 중부에 브루크라디, 킬호만, 아일라섬의 행정도시인 보모어에 있는 보모어, 남쪽에 아드벡, 라가불린, 라프로익까지 모두 피트감이 강렬한 위스키를 만드는 세계적인 증류소들이다.> 인데 여기 등장하는 킬호만이 이 킬호만이다. 킬호만은 타 증류소에 비하면 거의 신생아에 비유할 수 있는데 2005년 설립되어 현지에서 키운 보리와 아일라지역 매장원료 피트를 이용하여 싱글몰트 위스키만을 생산하고 있다. 비냉각여과, 내추럴 컬러를 고집하고 있는 증류소라고 한다.
이 킬호만에서 한국 한정판으로 처음 발매한 제품이 이 제품이고, 원액은 퍼스트필 버번 캐스크(버번을 숙성하던 캐스크에 위스키를 넣어서 숙성하되 버번을 담은 직후 첫번째로 이 위스키의 원액을 넣어서 숙성했다는 뜻이다. 그럴수록 버번의 향과 특질이 위스키에 잘 섞여들게 돼서 퍼스트필이 매니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증류소에서도 홍보할 때 주안점으로 삼기도 한다.) 에서 숙성하다가 9개월간 포트 쿼터 캐스크에서 피니시한 CS 제품이다. 역시 냉각여과, 색소첨가를 하지 않았고, 도수는 55도 정도. 페놀수치는 50ppm이니까 피트매니아들이 좋아할만하다. 추천해달라고 하니까 한정판이라고 추천해놓고 좋다고 달라고 하니까 하여튼 한정판에 환장해요;; 하면서 내 준 제품이다. 우리나라에 147병 밖에 안 풀렸는데 경험해보고 싶은건 당연하잖아(그렁그렁) 예전에도 말했지만 저숙성 CS 별로 안좋아하고. 신생 증류소이기 때문에.......... 평소에 킬호만 꽤 먹었는데도 걱정 많이 했지만 아일라 위스키를 대표하겠다는 증류소의 포부가 이해가는 맛이었다.
당연히 피트 귀신들도 만족할만큼 피트감 낭낭했고, 포트 캐스크 피니시 특성상 끝맛이 달큰, 달콤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뚜유니 표현을 빌리자면 프로폴리스 정도의 달큰쌉쌀함이 느껴졌다. 품절이 이해가는게 희소성도 그렇지만 노트가 깔끔하게 탁탁 치고 가는 것처럼 나뉘어 다가오는게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보통 그라데이션처럼 물결처럼ㅋㅋㅋ경계없이 레이어링이 느껴지는데 이 제품은 전반적으로 피트, 초반의 우디, 중간에 약간의 스파이스와 쌉쌀함 피니시 달큰함까지 좀 구분되어서 다가온달까. 에어링이 좀 되었을 때 다시 한번 먹어보면 더 좋을 것 같다. 따르고 시간 지날 수록 향기가 강렬하게 퍼지는 것도 다채롭고 좋았다. 드라이하고 공격적인 피트는 아니지만 남쪽 삼총사와는 조금 다른 결로 묵직했다.
2. ROCK ISLAND SHERRY EDITION(락아일랜드 쉐리 에디션)
락아일랜드는 스카치위스키를 만드는 큰 회사 더글라스에서 (내부 분열로 추정되는 사유로) 새로 런칭한 브랜드(2015년 런칭.....)인데 경험도 중요하지만 증류소는 오래될수록 좋다는 할배 마인드와 NAS 거부증이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 있긴 해서 자주 마시지 않는다. 이날은 이미 새로운 시도를 두번이나 했고 오랜만에 새벽까지 술을 마셔서 그런지 나답지 않게 텐션이 떨어져 있어서ㅠㅠ 텐션을 올리고 싶어서 짭짤하고 스파이시한 맛을 선택했다. 킬호만과 비교하면 킬호만 스파이스는 정말 애교수준. 스펙은 NAS(None Age(Aging) Statement) 랑 블렌디드 몰트라는 사실 빼고는 우월하긴 하다. 일단 컨셉이 바다에 대한 경의를 표현하고 있어서 주라, 아일라 , 아란, 오크니 섬에 증류한 주정을 포함하여 바다의 몰트라는 주제로 스몰배치 병입하여 한정 생산했고, 스페인 셰리 캐스크에 넣어 최종 숙성했고, 비냉각여과, 내츄럴 컬러 상태다. 사실 Maritime Malts에 대한 이해도가 워낙 낮아서 뭐 해양의 에센스가 느껴진다. 이런 평가를 할수는 없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확실히 셰리주의 스파이시함, 달콤함, 따땃함, 아로마, 해양의 짭짤함, 톡쏘는 스파이시함은 강렬하다. 입문자라면 어우 뭔 위스키가 이렇게 솔티하고 스파이시하고 아로마틱한데 끝엔 달콤따뜻해? 할정도로 개성이 뚜렷하다. 굴을 비롯한 위스키 단짝 수산물과의 찰떡 궁합 페어링은 당연하다. 겨울엔 석화 비우고 껍데기에 위스키 따라 먹는게 국룰이지...'ㅁ'...... 나는 즐기는 편은 아니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지만(!) 그래도 굴 해산물 먹을 때 또 주섬주섬 한잔 주소 해야지'ㅁ' 걀걀 개성이 강하다보니 이걸로 마무리하지 않으면 뒤에 마시는 위스키 감상에 지대한 영향을 받을 수 있으니 맛보고 싶다면 꼭 뒤에 배치하는 것을 추천한다.
3. KIRKLAND ISLAY SINGLE MALT SCOTCH WHISKY(커클랜드 아일라 싱글 몰트 스카치 위스키)
이날 NAS 파티..ㅋㅋㅋㅋㅋㅋ였네 이제보니까 뭐 1.은 그렇다쳐도ㅋㅋㅋㅋㅋㅋ 너무 첫잔을 세게 킬호만 김치 에디션을 마셔버리는 바람에 두번째 고르기를 난감해하니까 "적당히 자네의 입맛을 낮춰주마!" 하고 생각보다 괜찮다며 내 준 위스키.기대안하고 마셨는데 근데 어어어? 피트하네~ 어어어? 깔끔하네~ 물론 풍미가 엄청나고 다른 증류소의 아일라 싱글몰트 같아! 이런 느낌은 아니었지만 보급형이라고 네이밍하기엔 꽤나 준수한데? 싶었다. 역시 무정형 사장님 센스는.....;ㅁ;.... 진짜 이런건 좀 타고나야 하는 것 같다.
코스트코에서 판다고 하는데 집에서 혼자 넷플릭스 보면서 코 후비면서 마시기에 정말 적절하다 싶다. 배 긁으면서 티비 보면서 하팤이나 코리브레칸 같은거 마시면 기분 조금 이상하다. 안좋음. 입만 살아있는 잉여인간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그러니 물론 무조건 이거 사세요! 당장입니다! 하기는 어렵긴 한데, 그냥 위트 있게 가볍게 행복하게 즐기고 취하는 용으로 위스키 한 병 사놓고 싶어! 한다면 추천하겠다.
안주로 내어준 이 앙증맞은 칠리페퍼 안에 치즈 들어간 음식도 코스트코에서 구매했다고 한다.무정형 역시 내 맘 속의 원픽 바야.......ㅠ.ㅠ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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