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피트 크리스마스 에디션] 블렌디드지만 괜찮아
빅피트는 락 아일랜드 리뷰에서도 언급한 스코틀랜드의 독립 병입 회사 더글라스 랭(https://festivalsisters.tistory.com/37 더글라스의 야심작 락 아일랜드 후기) 의 블렌디드 몰트위스키 브랜드다. 더글라스 랭이 1948년 설립되어 3대째 운영되고 있는 큰 회사지만, 위스키의 역사 전반을 고려해보면 사실 엄청 긴 기간은 아닌데다가 운영 뿐만 아니라 승계 구도 문제 때문에 내부 분열에도 신경을 썼어야 했던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빅 피트도 출시 초반엔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었다가 최근 몇 년간 피트 입문자용으로 두각을 드러내며 입지를 넓히게 됐다. 역사가 길지 않기 때문에 제품은 전부 NAS에다 싱글 몰트 블렌딩이긴 하지만, 키몰트를 위스키의 성지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피트 위스키는 죄다 생산하고 있는 아일라 섬(https://festivalsisters.tistory.com/36 아일라 섬에 대한 정보 정리) 아드벡, 보모어, 쿠일라(쿨일라), 포트 엘렌(단종)을 쓰고 있어 특유의 요오드향과 피트한 마무리가 두드러지며, 요즘 maritime이라고 표현하는 바다맛(짠맛), 스모키함도 레이어링 된다. 또한 스몰배치 생산, 색소 무첨가, 비냉각여과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특히 브랜드를 상징하는 제품 앞쪽 라벨에 그려져 있는 아일라 섬의 아저씨가 한번 보면 뇌리에 박혀 제품의 미각적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아일라섬의 어부이자, 혈기왕성한 터프가이지만 내면은 부드러운 남자를 그려내고자 하였다고 한다. 뭔가 빅 피트가 연상 되는 생김새로 사랑 받고 있으며, 매년 발행되는 크리스마스 에디션에서는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빅피트 크리스마스 에디션 2021년은 CS(캐스크 스트렝스) 제품으로 이 바틀은 알코올 도수 52.8%, 역시 키몰트를 아일라섬의 주요 증류소의 싱글 몰트를 쓰고 있고, 이것을 결혼으로 표현하고 있어서 엄마 미소 짓게한다. 생각해보면 라벨 위에 그려져 있는 빅 피트 아저씨와 브랜드 이름부터 시작해서 라벨 뒷면의 짧은 이야기까지, 스토리 텔링이 잘 되고 있는 브랜드인 것 같다. NAS, 내추럴 컬러, 비냉각여과도 다른 시리즈들과 마찬가지다. 빅 피트라는 이름과는 달리 제품들이 막 마냥 엄청 피트하지만은 않은데, 이 제품 역시 요오드, 스모키, 짭짤함 등 강력한 향에 비해 맛은 입문자도 즐길 수 있을만한 정도다. 물론 오피셜 라인에 비교하면 스페셜 에디션이라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빅 피트'에 가깝긴 하다. 전반적으로 꽤 짱짱한 피트가 깔려 있고 스타트는 스모키함, 중간에 피트가 좀 강해지면서 요오드 향이 쭉 밀려들어왔다가 짭쪼롬함이 레어링 되면서 차분, 따뜻하고 조화롭게 마무리 된다. 전반적으로 평소에 마시던 빅 피트에 기인한 예상치보다는 팽팽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진행에 따른 치우침이나 한가지 두드러지는 면 없이 밸런스가 좋은 편이다. 조금 다르게 생각하면 특질적인 면이 없다는게 아쉽다. 이 날 위스키를 꽤 많이 마셨는데 다른 위스키보다 먼저 마셨으면 밸런싱 말고는 기억이 거의 안났을 것 같다. 그래도 여전히 피트 입문자와 자극적이지 않은 피트를 찾는 애호가들에게 유의미한 브랜드의 꽤 괜찮은 특별판이었다.
문래동에 무정형이 있다면 전주에는 아람! 전북대학교 근처에서 가장 많은 위스키를 보유하고 있는 분위기 있는 위스키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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