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하 여러분 >_______________<
오늘도 진지충 페시가 아룬다티 로이(Arundhati Roy)에게 부커상 수상의 영광을 안겨준
<작은 것들의 신>
을 읽고
진지한 감상문을 들고 왔습니다!!!!!!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이 10주년 특별판으로 작품들을 리커버하여 내놓고,
연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불문학을 공부하고 이대 통번역대학원에서 한영번역을 전공하였으며
<작은 것들의 신>을 비록하여 <지킬 박사와 하이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반고흐의 태양, 해바라기> 등을 옮긴 박찬원 교수가 번역한,
<The God Of Small Things> 입니다.
2020. 3. <작은 것들의 신>을 읽다.
영겁은 찰나가 만든다.
자신의 시계 속에서 영겁을 이루고자 찰나를 견디는 영혼은 없다.
묵묵히 살아낸 순간들이 모여 영겁이 될 뿐이다.
오늘을, 찰나를, 살아내는 모든 영혼에게는 작은 것들이 중요하다.
여름날 그늘에 앉으면 들리는 나무의 태동,
나뭇가지에서 떨어진지 3개월이나 되었지만 아직도 잔디 위를 구르는 낙엽의 바스라짐,
강, 고자질, 꿈, 사랑, 금기된, 거짓말, 사고, 죽음, 쌍둥이, 어머니, 엄마, 위로, 건네서는 안되는, 의지, 해서는 안되는 방법의.
같은 것들.
작은 것들의 신은
신이 아니었던 것처럼 무참히 짓밟혀 사라진다.
작은 것들에 둘러싸인 채로 무책임하게.
아룬다티 로이는 첫 작품인 <작은 것들의 신>으로 부커상을 수상한다.
존밴빌의 <바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비롯한 부커 수상작품들의 일관적인 특징을 이 작품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삽화가 있는 작품을 읽는 듯한 착각이 드는 뛰어나고 생생한 묘사(는 늘 현실성을 동반한다. 생생할수록 이야기는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촉감도 다양해진다),
패러디, 언어유희(각주를 읽느라 바빠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메타포, 비유, 담담하고 시적인 문장,
그럴수록 통렬해지는 비판, 고발.
작가는 후일 자전적 성격이 강한 작품이나 현재 하고 있는 사회 운동들,
특히 여성인권운동과는 구분지어 생각해달라고 하였으나
이를 제외하고라도 인도와 영국의 관계, 인도 내 불교, 이슬람교, 힌두교, 기독교 등 여러 종교가 혼재하면서 생기는 갈등,
공산주의, 진보주의, 카스트제도로 대표되는 인간 차별주의,
인간의 탐욕으로 인하여 오염 된 채 고통받는 자연환경과
거꾸로 환경오염에 의하여 고통받는 인간의 모습 등,
인도가 직면해 왔고 여전히 직면하고 있는 여러가지 갈등을
시적이고 유력하며,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나아가 이 모든 갈등과 문제상황의 본질과 해결방법을 인간의 폭력적인 본성에서 찾고 있다.
차별. 차별주의,
나와 다른 존재, 다른 생각을 가진 존재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혐오.
다름에 대한 몰이해.
인도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카스트제도라는 인도 고유의 제도이자 편리한 표현방식에 기대긴 하였지만,
이야기 속에서 셀로판지를 대고 카스트를 지워내면
다르다는 사실 때문에 선을 긋고 계층화 시키고,
다른 계층이라는 이유만으로 타인과의 관계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전세계 모든 이가 가지고 있는 폭력성이.
모든 비극의 시작임을 깨달을 수 있다.
이런 지점에서 13년전 인도에서 쓰여진 이 작품이 작년 한국에서 제작되어 전세계적 공감을 얻고 있는
<기생충>과 궤를 같이 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하다.
ㅡ 어떻게 해야할까.
답은 아무도 모른다.
스크린 너머로 망연했던 송강호의 눈빛을 기억하는가.
죽기에 어리지도, 많지도 않은 나이에,
파라반과, 작은 것들의 신과 사랑에 빠졌던 암무는 작은 골방에서 죽음을 맞았다.
ㅡ 그렇다고 멈출 것인가.
그저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다.
다른 사람이 소중하게 바구니에 담은 작은 것들이,
나의 바구니에 담긴 작은 것들과 다르다고 해서
그 바구니를 부수거나 바구니를 뒤집어 쏟아버리지 말고.
설사 그것을 이해할 수는 없어도,
그저 함께 걸어가는 것.
바람이 불면 가끔은 함께 바람에 맞서는 것.
작은 것들이 스쳐지나가는 찰나를 살아내며,
작은 것들의 신과 사랑을 나누며.
존밴빌의 <바다>와 한강의 <채식주의자> 감상문으로 곧 또 찾아뵐게요 >_<
언급했으니 그 감상을 여러분과 나누는 것은 인지상정이라고 하겠지요? >_<
즐거운 목요일 행복하게 마무리하세요.
페스티벌 시스터즈는 또다시 여러분 곁에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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