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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봤다

[French Dispatch 프렌치 디스패치 - Wes Anderson 웨스 앤더슨] 영화 후기 - 너무 자주 울지 않을 것.

by 헌책방 2021. 12. 6.

[프렌치 디스패치 - 웨스 앤더슨] 너무 자주 울지 않을 것.

웨스 앤더슨 작품의 특질이 모여 만들어진 방대한 규모의 예술 작품

지나간 시절, 그 시절을 빛나게 만들던 얼굴들,
빛나던 순간을 함께 하던 얼굴들.
돌아오라. 는 말은 가닿지 않아서
홀로 그 순간, 그 얼굴들 앞으로 침잠하고자
물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홀로 남은 자가 수면에 남기는 노스탤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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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메시지를 표현하는 것에 평생을 거는 사람들이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 연상호, 도스토예프스키처럼.
웨스 앤더슨은 끊임 없이 과거가 되어 가고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그리움과 그 그리운 것들이 모여 만든 나 자신에 대한 직시, 그리하여 이르게 되는 자아로의 합일로 무식하게 요약할 수 있는 메시지와 그 메시지를 적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일정 포맷과 아름다운 미장센의 제작에 일생을 건 것 같다.
<프렌치 디스패치>는 표면적으로는 프랑스를 주무대로 한시대를 풍미했던 가상의 대표 잡지를 들어 과거 자신이 즐겨 읽었다는 <뉴요커>와 동경하는 국가라고 공공연하게 이야기하는 프랑스에 대한 헌정의 뜻을 담은 이야기지만, 세심하게 들여다보면 사회와 역사를 만드는 다양한 일상들의 가치와 평범한 사람들이 만드는 보편적인 것들의 소중함을 표현한 것이 여실히 느껴지는 작품이다. 프랑스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겪어온 폭력이라는 열병과의 이별을 고하는 작품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 대의 명분을 이룩하는 것이며,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수단을 동원해도 상관 없다는 구시대적 발상과의 결별을 선언하는 작품이다. 이런면에서 <프렌치 디스패치(이하 이번 작품으로 표현)>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이하 전작으로 표현)(감상문은 2021.12.01 - [놀러갔다] - [AWA(Accidentally Wes Anderson) 우연히 웨스 앤더슨 전시회 후기 (어쩌다보니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후기도 포함)]참고>과 궤를 같이 한다. 물론 이런 좁은 지면에서 감독이 작품을 통해 논하고자 한 광범위한 인간사에 대하여 일일이 짚을 수 없지만, 상술한 웨스 앤더슨 작품 세계에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핵심 메시지 뿐만 아니라,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많은 부분에 대하여 심도 있는 고찰을 하고 있다는 지점에서마저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과의 긴밀한 연결성이 돋보인다. 감독이 생각하는 저마다가 사랑하는 존재와 함께 삶을 꾸리고, 함께 지나온 시간을 추억하고, 타인의 시선과 관계 없이 그 상실을 온전히 애도할 수 있는 사회의 이룩과 그 해법인 자발적이고 느슨한 연대에 대한 확신이 엿보인다.
두 작품은 메시지 외적 측면에서도 공통점이 많은데, 일단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화자인 젊은 작가(주드로)가 방문한, 현재는 쇠락했으나 한때는 유럽의 아이콘으로 기능했던 호텔과, 미디어와 인터넷 언론매체에게 설 곳을 내주었으나 한때는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고급 문화(음식, 술, 패션, 예술 분야까지 총망라)부터 하위 문화(상동)까지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얻고 일방적인 방향으로나마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했던 유일한 존재인 잡지(내지는 신문)가 호응한다.
구조적으로도 웨스앤더슨이 즐겨 사용하는 액자식 구성이 공통적으로 발견되는데, 잡지 창업주이자 발행인인 아서(빌 머레이)가 죽고, 그 유지에 따라 마지막 발행본을 끝으로 잡지가 폐간을 앞두게 되자, 그 발행본을 쓰기 위해 모인 기자들이 저마다 마지막 발행본에 실을 에피소드를 이야기하면서 현재 시점 죽은 창업주의 사무실과 과거시점 에피소드에 따른 다양한 공간이라는 시간적, 공간적 배경 변동, 화자의 변경에 따른 시점 변동으로 말미암아 여러 '액자'들이 등장한다. 이는 젊은 작가가 호텔 식당에서 구스타브의 이야기를 듣고, 그 이야기를 다시 우리에게 해주게 되면서 발생하는 액자식 구성과 매우 유사한데 화자와 액자 속의 에피소드의 연계점의 면적이 매우 좁으며, 사실 화자는 액자 속의 그림을 묘사하듯이 사건 밖에서(안에 있을 때도 있지만) 사건 안의 내용을 전지적 작가시점으로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동일성이 발견된다.
또한 웨스앤더슨 사단, 즉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주역들이 <프렌치 디스패치>에도 등장해 전작의 이미지를 끊임 없이 연상하게 한다. 무려, 틸다 스윈튼, 토니 레볼로리, 시얼샤 로넌, 애드리언 브로디, 월렘 대포, 에드워드 노튼, 빌 머레이, 마티유 아말릭, 레아 세이두, 오웬 윌슨이 감독의 새 작품에 다시 출연하며, 특히 전작의 제로(토니 레볼로리)와 드미트리(애드리언 브로디)가 이번 작품에서는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 났지만 정신적 문제가 있는 화가(토니 레볼로리 -> 베니시오 델 토로(시카리오에서 호연한 그 배우)) 모세 로젠탈러와 야심을 타고난 미술 중개상 줄리안 카다지오(애드리언 브로디)로 등장해서 또다시 그림 때문에 옥신 각신하는 모습을 연출해 매우 반가웠다.

전작과 조금 다른 지점이 있다면 이번 이야기는 액자 안에 포함된 액자들이 서로 다른 그림을 보여주는, 즉 옴니버스 형식을 취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관객은 전작에 비해 시선이 갑자기 확 넓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잡지가 담을 수 있는 범위가 고급 호텔과 고급 호텔의 관계자들이라는 정경보다 훨씬 넓고 크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잡지를 선택했던 것 같다(물론 제로나 아가사는 구스타브와 마담D와는 한참 동 떨어져 있긴 하지만). 신문이나 책보다 더 많은 분량을 자유자재로 심층적으로 다룰 수 있다는 점도 선택에 한몫 했을 것이다. 또한 관객은 이 잡지라는 평면적 매체가 의외로 영화에서 제대로 구현 되는 것을 목격할 수 있는데, 다름 아니라 잡지가 이미지, 특히 사진과 텍스트가 호응하며 페이지를 채우기 때문이다. 작품은 따라가기 벅찰 정도로 압도적인 양의 대사와 사진에 가까운, 거의 멈춰 있는, 그러나 그마저도 슬로모션이 아니라 배우들이 슈퍼 슬로모션을 연기하고 있는 영상을 사용하여 관객이 실제로 폐간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발행되는 글로벌 잡지를 엿보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옴니버스식 구성이 채택된 이유도 잡지가 섹션별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섹션을 세부적으로 살펴보자면 마지막 발행본이라는 거대한 액자 안에 프롤로그 격인 지역색 섹션으로 소도시 앙뉘의 이야기를 담은 '자전거 타는 기자 이야기', 예술과 예술가 섹션으로 교도소 안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천재화가를 둘러싼 이야기를 담은 '콘크리트 걸작', 정치/시 섹션으로(정치와 시가 병치되는 것 또한 묘미) 프랑스 학생 혁명 이야기를 다룬 '선언문 개정', 맛과 냄새 섹션으로 경찰서 안의 미식과 요리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극악무도한 유괴 사건과 추격전으로 이어지는 '경찰서장의 전용 식당', 그리고 에필로그 격인 이야기이자 비로소 프롤로그와 호응하며 마무리를 맺는, 기자들이 모여 발행인의 부고 기사를 쓰는 장면까지 작은 액자 다섯개가 걸리게 된 모양새다. 그야말로 잡지라는 형식을 빌어 회화적 미장센을 다소 강박적으로 담아낸, 웨스 앤더슨 작품관의 집약체다.
'자전거 타는 기자 이야기'에서는 표면적으로는 지역색, 그러니까 이 잡지가 뿌리내린 가상의 소도시 앙뉘의 얘기를 하면서 사실 잡지의 연혁을 소개하여 이후 에피소드들이 관객들에게 잡지의 일부로 받아들여지게끔 꼼꼼하게 포석을 깐다. 오웬 윌슨의 잘생긴 외모와 웨스 앤더슨 특유의 피식피식하게끔 하는 유머러스함, 정교하고 계산적으로 치밀하게 구상한 회화적, 정적인 장면이 아름다운 색채감을 기반으로 조화롭게 표현된다. 특히 앙뉘의 하루를 여는 장면, 여염집 여성은 창문을 열고 이불을 걸쳐 먼지를 털고, 조그마한 가게를 하는 주인이 가게문을 열고, 누군가는 마당 앞을 빗질 하며, 하수구로는 갑자기 물이 콸콸 쏟아지는, 누가봐도 계산된 순서로 탁탁. 하고 단계별로 시민들의 일상이 시작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예술적 '합'과 합을 이루기 위해 있었을 스탭과 연기자들의 노력은 작품 내내 반복된다. 피땀눈물의 결실일 것이 분명한 정교한 장면을 보면서 아마 <프렌치 디스패치>의 세부 제작 일정이 발표된 것이 2018년인데, 2021년 말에서야 영화가 개봉한 것이 팬데믹 영향 때문만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이로써 이후 액자에서 어떤 거대한 일들이 펼쳐져도 결국 보통 인간의 일상이 이 세계를 이루는 기본이고,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이 전제로 기능할 수 있게 된다.

콘크리트 마스터피스

'콘크리트 걸작'에서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두드러졌던 클림트로 대표되는 표현주의와 클림트의 바통을 이어 받았으나 외설 논란을 일으키며 예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에곤 쉴레 작품의 차용이 변주된다. 천재 화가 모세를 연기한 베네시오 델 토로와 모세의 뮤즈이자 교도관인 시몬을 연기한 레아 세이두의 호연이 돋보인다. 훗날 이 이야기를 유능한 큐레이터인 베렌슨(틸다 스윈튼)이 '흩뿌리기 협회(?)'를 운운하며(영화 대사량이 하도 많고, 화면은 화려하고, 볼 것도 감독이 말하는 것도 하도 많은 상태에서 빠르게 지나가기 때문에 기억이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중간에 조명을 끄기도 하고 술을 마시기도 하면서 괴상망측한 방식으로 모세의 작품을 소개하는데, 추상표현주의로 미국을 뒤집고 표현주의와는 두드러지게 다른 결의, 대표적으로는 드리핑 페인팅과 같은 우연에 기대는 방법을 선택하여 작품 활동을 했던 잭슨 폴록과 그의 추종자, 같은 화풍을 추구했던 예술계에 대한 해학적인 표현으로 읽혔다. 추상적 표현에 대한 소비자들과 비평가들의 다양하고 심오한 해석론을 아는지 모르는지, 모세는 자신의 작품에 대하여 오로지 시몬, 시몬만을 그렸다고 이야기한다. 모세의 젊은 시절을 전작에서 제로 역할을 했던 토니 레볼로리가 맡았다는 점을 생각해봤을때, 모세의 작품활동의 원동력은 오직 사랑 하나뿐이며, 다른 사람들이 모세의 그림에서 시몬의 나신을 찾아볼 수 없을지라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림에 영혼을 담아 사랑하는 사람을 표현하는 것과, 흩뿌려 우연의 일치로 작품을 그려내는 것은 질적으로 매우 다르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모세에게 다른 사람이 그림으로 시몬을 확인할 수 있느냐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시몬이 교도소를 그만두고도 두 사람 사이에 서신 교환이 평생 이어졌다는 점에서 사랑이 그대로 꺼져버리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 또한 사랑이라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정신을 발견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의 시작점이자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보통 사람이 모두 할 수 있는 것. 사랑이다. 

선언문 개정. 체스 싸움으로 비유한 것도 좋았는데 포스터에서도 그것을 드러내고 있다. 좋아좋아

가장 좋았던 에피소드는 '선언문 개정'이다. 이 이야기는 프랑스 학생운동의 주역인 제피렐리(티모시 살라메)의 성장기이자, 제피렐리와 함께 학생운동을 이끌었던 미치미치, 줄리엣(리나 쿠드리), 그들의 성장을 옆에서 지켜봤던 관록이 쌓일때까지 쌓인 베테랑 기자 루신다(프란시스 맥도맨드)까지 등장하는 모두가 이 일로 저마다의 방향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다. 혁명을 이끄는 것은 이 세상을 뒤흔들어 바꿔버리겠다는 대단한 포부와 숭고한 명분이기도 하지만, 여학생 기숙사에 들어가서 놀고 싶은 남학생들의 마음과 시대적으로 억눌려 있을 수 밖에 없었던 여학생들의 솔직한 마음의 발로, 원하지 않는 전쟁의 도구로 쓰일 것을 거부하는 마음, 징용을 강요 받고 싶지 않은 마음, 현실과 부딪히는 신념 앞에서 느끼는 괴로움과 친구가 그 괴로움을 못이겨 세상과 작별하는 모습을 목격하는 일과 같은, 일상에서 비롯된 크고 작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들이기도 하다. 작품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이 꼭 거대한 규모와 숭고한 신념 때문일 필요는 없으며, 오히려 이 소소한 충돌들이 모여야지만이 거대한 전쟁이 완성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작은 전쟁들이 모여 완성하는 거대한 소용돌이를 작게 축소시켜, '보통'의 일처럼 느껴지도록 위트 있게 보여주고, 시와 작품 특유의 회화적 미장센과 결합시켜 마치 시화를 감상하는 것처럼 표현해낸다. 학생과 학교, 학생과 정부의 대립을 체스 경기로 표현하고 대립 뿐 아니라 같은 진영 안에서 이뤄지는 의사 소통 과정까지 녹여낸 점도 탁월했다. 체스 자체도 시적이기도 하다. 티모시 살라메는 작품에서 청년이 사회에서 겪을 수 밖에 없는 고민으로 인생이 가득차 있지만 아직 소년의 순수함을 잊지 않은 과도기적 존재를 완벽하게 연기해낸다. 그리고 느슨한 연대를 발판으로 목표했던 가치를 실현해내고, 진짜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비로소 깨닫는 순간 허망하게 꺼져버리는 모습이 전작의 정신, 그리고 구스타브의 모습과 조응한다.
'경찰서장의 전용 식당'은 경위이자 셰프인 네스카피에르(스티브 박)의 기가 막힌 요리 실력과 미식으로 시작했다가 경찰서장의 아들이 납치되면서 이야기가 크게 변곡한다. 경찰서장이 경위를 개인 셰프처럼 부려서 미식행위를 즐기는 것이나, 경찰서장의 후계자로 양육되고 있는 아들내미가 싸가지 없는 모습을 보이는 모습이 직관적으로 관객의 거부감을 자극하고, 바로 뒤이어 딱히 기억에 남지 않는(나오지 않았던 것도 같다.) 이유 때문에 아이를 납치하고 그저 가둬놓기만 한 범죄자 일당과 대치하게 된다. 전 에피소드와 마찬가지로 이 엄청난 일도 위트 있게, 축소 되어 표현 되고, 애들 장난 같은 대대적 다툼과 심지어 애니메이션으로 포맷이 변하는 추격전 때문에 선과 악의 구분선이 약간씩 흐려지는 인상을 받게 된다. 그리고 작전에서 장기말로 소모됐다가 죽기 직전까지 이르렀던 네스카피에르가 사선에서 돌아와 기자 로에벅에게 하는 말이 이 인상에 쐐기를 박는다. 그는 스스로 자신은 이민자(동양인)이자 이방인이기 때문에 뭐든 잘 해내야하고, 자신을 끊임 없이 증명해야하는 입장에 놓여 있기 때문에 작전 중 독이 든 음식을 만들고 그것을 먹는 것까지, 죽음까지 감수할 수 밖에 없었다고 고백한다. 그는 경찰서장의 아들에게 밥을 해먹여야 한다는 핑계로 적진에 침투하여 독을 탄 음식을 만들고, 유괴범들에게 먹이기 전에 자신이 먼저 그 음식을 기미했던 것이다. 겉모습이 다르고, 출신 지역이 다르다고 하여 이방인은 장기판에서 장기말로 쓰이고 폐기를 감수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은, 과연 합리적인가. 이 모습은 또한 전작의 제로의 모습과도 호응한다.
마지막 에필로그로 사망한 편집장의 유언대로 지금까지 에피소드를 이끈 기자들과 다른 스탭들이 한자리에 모여 고인을 추억하고, 이 추억을 더듬어 쓰는 부고가 영화 극초기, 발행인 아서가 죽었음을 알리는 나레이션과 연결된다.

 

<프렌치 디스패치>는 압도적인 양의 대사와 메시지, 작품의 구조, 화면 구성하는 방법, 뛰어난 미장센 등 웨스 앤더슨 작품의 특질이 모여 만들어진 방대한 규모의 예술 작품이기 때문에 한 번의 감상으로 정확한 리뷰는 아무래도 불가능하다. 여러번 보더라도 식견이 부족한 탓에 전반적으로 이해하게 될 가능성이 낮고,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짚어야하는 부분이 워낙 많기 때문에 모든 부분을 리뷰할 수 없으며, 모든 부분을 리뷰할 수 있게 된다고 하더라도 내 필력으로 표현이 가능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여러 측면에서 이 작품은 과거에 고하는 애틋한 이별의 쪽지이자, 헤어져도 그리워도 다시 보지 못하더라도 너무 자주 울지 말라는(발행인 사무실 문 위쪽에 새겨져 있는 크고 굵은 글씨. NO CRYING) 토닥임이자, 느슨한 연대에 대한 응원이자, 끊임 없이 과거가 되어가고 있는 흐르는 시간과 역사를 바꾼 사소한 일상, 보편에 대한 그리움의 고백이라는 것이다. 위대한 것은 늘 옳은가. 위대한 사람의 신념은 늘 논리적이고 가치있을까. 나 자신도 나를 모르겠고 공허하고 확신이 들지 않는다고 쉽게 낙담하지 말자. 보잘 것 없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하지 말자. 괜히 심술 궂은 허영심에 가라앉고 있는 당신이라도. 누군가에게는 평생의 롤모델일지도, 그리워할 수 밖에 없는 영원한 노스탤지어가 될 수도 있으니까. 그러니 마음이 텅 비어도 조금만 울자. 너무 자주 울지 말자. 세상을 흔드는 것은, 보통 사람들이다. 

 

 

 

프렌치 디스패치 상영관이 너무 없다...;ㅁ; 인간적으로 조금 너무 함;ㅁ; 겨우 씨네큐에서 상영중인 것을 확인하고 무려 조퇴를 감행해서 다녀왔다. 씨네큐는 신도림, 광화문 등에도 있는데 대부분의 지역에서 다 프렌치 디스패치를 상영 중인 것으로 확인했다. 관람일자 12월 2일 기준이니까 참고하시기를. 씨네큐에서 영화관람은 처음이었는데 리저브관이라고 전좌석 리클라이너를 갖춘 아담한 상영관이 있어서 놀랐다. 가격도 일인당 1만 3천원 정도로 매우 저렴하다. CGV 용산에 템퍼시네마 생각하면ㅋㅋㅋㅋㅋㅋㅋ가성비 때문에 갑자기 억울해져서 뒷목 잡을 수도. 물론 CGV 용산 씨네드쉐프 내에 있는 리클라이너+템퍼관은 서비스도 최상급이긴 하지만, 씨네Q도 괜찮았다 정말.

딸부잣집 셋째딸 예쁜 동생이랑 같이 관람했다.
전주 시민들 조금 부럽다ㅋㅋㅋㅋㅋㅋㅋ이런 괜찮은 영화관이 근처에 있다니. 앞뒤 좌석관 너비도 엄청나다. 좌석을 정말 한껏 뉘여서 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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