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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 시스터즈197

[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 서사와 스토리 / 쿠키 2개 있어요. 스포 없는 리뷰입니다. [닥터 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 서사와 스토리 * 개봉한지 일주일도 안되었지만 아마 볼 사람은 다 보았을 것이기 때문에 올리는 스포 없는 가벼운 리뷰(혹평 주의) * 2회차 관람을 할 예정이긴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리뷰를 쓸 일이 전혀 없을 것 같아서 남김 * 친구들과의 대화에는 비속어, 은어 등이 섞여 있습니다. 불편할 수 있으므로 지기들과의 거침 없는 대화가 불편하시다면 피해주세요. 서사(narrative, 敍事)는 사전적으로는 펼, 차례, 진술할 서(敍)와 사실, 일, 사고를 뜻하는 사(事)를 결합하여 어떤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글의 양식을 의미한다. 서사의 기원은 경험적, 역사적 사실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인류가 작가의 의도를 내포한 언어들로 허구적 사.. 2022. 5. 10.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 아쉬가르 파라디] 비극의 점층과 균열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 아쉬가르 파라디] 비극의 점층과 균열 눈꺼풀에 든 멍은 오래 간다. 중학교 1학년생이었을 때, 중학생이나 돼서 운다고 이웃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걱정하면서도, 참으로 오랜만에 울면서 집에 갔다. 사실 내내 울지 않고 학교에서 오후를 잘 보냈었는데, 엄마에게 가는 집 계단 위에서 괜히 더 서러워져서, 참지 못하고 펑펑 울었다. 시골 깡촌에 있는 여중학교에 다녔지만, 선행학습을 마친 친구들의 진도를 따라잡는 일은 좀처럼 쉽지 않았다. 흔한 속셈학원, 수학학원 한번 다녀본 적 없이 중학생이 되었고, 고등학생 언니들이 푸는 문제도 척척 푸는 친구들 틈에서 뒤쳐짐의 괴로움에 몸부림쳐야했다. 다른 친구들보다 본격적인 공부를 늦게 시작했다는 초조함 때문에 밤낮 없이 공부했고, 덕분에 늘 .. 2022. 5. 4.
[아무튼, 술 - 김혼비] 어쨌든, 술 (술은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feat. 현대카드 쿠킹라이브러리 / 북리뷰 맞습니다. [아무튼, 술 - 김혼비] 어쨌든, 술 (술은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은 자녀들을 공부시키고, 그들의 지식의 양을 늘리려는, 부모들의 술수라고 생각했다. 내가 뭔가를 많이 보고싶은가? 넓게 보고싶은가? 뭘 보고싶은가? 하는 고민도 없이 그것이 뭐든 보이는게 좋다는, 무언의 압박이랄까. 여전히 앎은 그 양보다 질과 깊이가 중요하다는 생각은 변함 없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와, 아는만큼 보인다더니, 이 말이 진짜구나- 하고 실감하는 때도 많아지고 있다. 며칠전에는 이 깨달음을, 입으로 옮기기도 했다. 어디에 눈을 둬도 즐길거리가 가득한 서울에서도, 막상 햇살 좋은 날 집 밖으로 나서 누군가를 만나면 함께 갈 곳이 많지 않다. 먹은 밥을 또 먹을 수도 없고, 마신 커피를 또 마실 .. 2022. 5. 3.
[농담 - 밀란 쿤데라] 농담(濃淡) 있는 농담(弄談)들로 완성하는 농담(濃談) / 북리뷰, 스포 없는 책 후기 [농담 - 밀란 쿤데라] 농담(濃淡) 있는 농담(弄談)들로 완성하는 농담(濃談) 내 삶은 진지하지 않은 순간이 없었다. 타인은 나를 늘 유쾌한 사람으로 기억할 것이고, 나의 인생은 심플한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성공이다. 내 삶에 진지하게 임하는 것은 나로 충분하니까. 피아니스트, 바이올리니스트를 꿈꾸던 유년기 끄트머리에, 엄마와 영화 을 보았던 적이 있다. 초등학생이 보기에 상당히 잔인한 내용이었지만 등장 인물의 사연이나 표정 이면에 놓인 뉘앙스를 엄마가 마치 더빙 입히듯 설명해주셔서 무서움이나 두려움 보다는 슬픔을 느꼈다. 그때까지만해도 세상에는 엄마처럼 사람들의 생각에 깊이 눈 맞추는 사람, 아빠처럼 겨드랑이 아래에 손을 넣어 높이 들어 빙글 빙글 돌려주는 따뜻하고 재미있는 사람, "남생아.. 2022. 5. 2.
[달리에서 마그리트까지 - 초현실주의 거장들 : 로테르담 보이만스 판뵈닝언 박물관 걸작전] 예술의 숙명 / 전시회 후기, 리뷰 [달리에서 마그리트까지 - 초현실주의 거장들 : 로테르담 보이만스 판뵈닝언 박물관 걸작전] 예술의 숙명 회랑 가득 땀방울이 넘실거렸다. 마스크 안에 묵직한 더위에 숨이 막혔다. 옆에서 그림을 보고 있는 K는 머리부터 땀이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괜찮아?" 내 질문에, 착한 K는 땀을 닦으며 난 정말 괜찮은데? 하는 표정을 보인다. "괜찮아. 너는?" 한다. 나는 안 괜찮았다. 성큼 다가운 여름 앞에서, 때 늦은 두터운 자켓을 입고. 초현실주의가 대체 뭐가 중요하다고 회랑에 서서 더위를 견디고 있는지, 현실감각이 아릿하게 멀어져 가고 있었다. K는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비현실적인 소재와 극히 현실적인 표현방식 앞에서 "우와 이거 진짜 사진 같아!", "우와 저것봐 진짜 그림이 맞아?" 같은 감탄을 쥐어 .. 2022. 4. 27.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상상력을 잃으며 —나래미온느와 머글 아빠— / 영화 리뷰, 후기, 용산 아이맥스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 상상력을 잃으며 —나래미온느와 머글 아빠— 누가 해리포터를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응, 해덕이야-하고 대답해야할지, 아니, 책은 몇 번 읽었는데 해덕까지는 아니고-라고 해야할지, 헷갈린다. 살면서 해리포터 세계관을 좋아한다고 자신 있게 대답하는 사람들 중에 원작 책을 영화화한 작품을 좋아하지 않거나, 심지어 안 보기까지 한 사람을 한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단 한 사람, 나 자신만 빼고. 지금은 영화관이 들어섰지만 내가 밤새 몰래 불을 켜고 해리포터를 읽던 시절에는 우리 동네, 아니 우리 군에 영화관이 없었다. 영화가 개봉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몇 날 며칠 아빠를 조르고, 꼬드겨, 아빠의 회색 현대 뉴 엑셀 a.k.a. 4333을 타고 광주에 갔다. 인터넷 영화 .. 2022.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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