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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꿈대표57

[화양연화 - 왕가위] 꽃샘추위를 뚫고 짧게 핀 꽃망울의 애달픈 기억 / 영화 리뷰, 후기, 스포 포함 [화양연화 - 왕가위] 꽃샘추위를 뚫고 짧게 핀 꽃망울의 애달픈 기억 대지를 떠나는 겨울이 미련이 가득 남은 연서를 보내왔다. 그 열뜬 한기 한 가운데로 한줄기 가느다란 습기가 숨어들었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것 같았다. 눅진한 구름이 물기를 가득 머금은 채 나무 끝에 매달려 있었다. 누군가 도시의 통행 버튼을 꺼버린 듯, 한가한 인도 위에 등대처럼 카페 하나가 빛을 토해내고 있었다. 꽃샘 추위. 시 같은 누군가 이맘 때 날씨는 세상을 적실 꽃비를 겨울이 시샘하는 것 같다하여 지은 이름이 등대 곁에 맴돌았다. 나는 기약 없이 누군가를 기다리려고 등대로 들어섰다. 등대지기의 고독함을 달래주려는 듯, 딸랑 소리가 났다. 카페에는 내가 지나온 시간 한 가운데 쯤을 지나고 있겠거니 싶은, 어린 커플이 있었다.. 2022. 3. 21.
[윌렛 팟 스틸 리저브 Willett Pot Still Reserve] 뛰어난 패키지가 메시지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에 대한 증명. 패션과 패셔너블한 위스키의 의미. 위스키 리뷰 맞습니다. [윌렛 팟 스틸 리저브 Willett Pot Still Reserve] 뛰어난 패키지가 메시지에 미치는 지대한 영향에 대한 증명. 패션과 패셔너블한 위스키의 의미 패션(Fashion)은 전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어휘로, 주로 유행하는 복식, 양식을 지칭하는 데에 쓰인다. 그런 의미에서 누군가에 대하여 내리는 '패셔너블(Fashionable)하다.'라는 판단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가 구사하는 복식이 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양식을 잘 따라가고 있다.'라고 이해하기 쉬운데, 이는 패션(Fashion)이 그저 복식에 한정되는 어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패션은 손으로 만들고 빚다, 만드는 일 혹은 활동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라틴어 팍티오(fáctĭo)를 그 어원으로 한다. 그러니까 이 어원에 따르면 패션은 한철.. 2022. 3. 16.
[애니 오케이션 Any Occasion] 언제고 함께면 좋아 / 도산공원, 압구정로데오, 청담 맛집 리뷰 [애니 오케이션 Any Occasion] 언제고 함께면 좋아 콘크리트 도심 한가운데. 늦은 아침, 이른 점심을 먹으려고 소중한 사람들과 삼삼오오, 테이블에 둘러앉은 모습이 예뻐서. 빈 속에 한 모금 마신 커피 때문인지, 좁은 골목길 틈을 용케 비집고 불어오는 소슬한 바람 한 점 때문인지, 마음이 두근대서. 흐린 주말이 반짝거렸다. 최신 유행이라고는 책과 영화 정도 밖에 모르는 사람이라서 쥬르륵 애니 오케이션이 얼마나 뜨고 있는 업장인지도 모르고 갔는데, 진짜 핫해지고 있는 곳이긴 한지, 지난 피드(인스타그램 피드)를 보고, 경험이 어땠는지 구체적으로 물어보는 분들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받은 피드백을 통해 힙한 사람들이 선점하고 있는 것 같은 정보 몇 개를 알게 돼서 공유해본다. 1. 애니 오케이션은 노.. 2022. 3. 15.
[정글북 - 러디어드 키플링] 모순 되는 것들이 얽혀 만든, 견고한 정글 이야기 / 북리뷰, 독후감 [정글북 - 러디어드 키플링] 모순 되는 것들이 얽혀 만든, 견고한 정글 이야기 인도는 1858년부터 1947년까지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았다. 영국은 1767년 인도에 영국 동인도 회사를 설립한 시점부터 1858년 인도 제국으로 전환 시점까지 약 100년 가까이를 대영제국의 식민지 확장을 위한 중앙 아시아 전진 기지로 삼기 위한 견고한 기반을 다지는 데에 투자한다. 이 식민지배를 위한 빌드업 기간에 있었던 세포이 항쟁, 그리고 1919년부터 제2차 세계대전 종식시점까지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 식민지 국민들 사이에 불꽃처럼 번졌던 비폭력 불복종 저항 운동을 제외하면 대영제국과 인도제국은 의외로 꽤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고, 현재도 마찬가지다. 인도의 독립 후 영국과의 관계, 영연방에 동시에 속하는 공존.. 2022. 3. 14.
[첨밀밀 Comrades : Almost a love story] 애프터눈 티와 첨밀밀 (2) [첨밀밀 Comrades : Almost a love story] 달콤한 꿀 끄트머리에 찰싹 달라 붙은 쌉싸름함이 코 끝을 찡하게 하는, 사랑 이야기에 거의 다다랐지만 끝내 닿지 못한, 독립의 길에 함께 나선 어느 동지들의 이야기 애프터눈 티와 첨밀밀(1) 에 이어. [콘래드 37 그릴, Conrad Seoul 37 Gril] 애프터눈 티와 첨밀밀(1) [콘래드 37 그릴, Conrad Seoul 37 Gril] 애프터눈 티와 첨밀밀 여의도의 좋은 뷰 포인트에 레스토랑과 바가 참 많지만, 애프터눈티를 즐길 수 있는 여의도 소재 호텔 중에 단연 최고 festivalsisters.tistory.com 최근에 누군가 리뷰를 부탁해서, 몇년만에 다시 작품을 봤다. '역시 난 불륜이랑 맞지 않아.' 생각하고, 불.. 2022. 3. 11.
[여의도 요츠바] CAOL ILA 15YEARS OLD(쿠일라 15살) [여의도 요츠바] CAOL ILA 15 YEARS OLD(쿠일라 15살) 지난 주말, 저녁에 여의도에 간 김에 신도림에서는 거의 전설, 여의도로 옮기고도 인기 많다고, 문래동에서 귀가 닳도록 소문만 들었던 요츠바에 방문했다. 이 날 오미크론 여파로 컨디션이 워낙 안 좋고, 속도 안 좋아서 위스키를 많이 마시지도 못하고, 프렌치 랙도 뼈 두 개 먹고 gg 치고 거친 숨 몰아쉬며 힘들어했지만ㅠ.ㅠ 숯불 향 가득한 양고기와 바질 향이 감미로운 수제 소스, 직접 만들어서 상큼한 토마토 피클 등 미식적으로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식전 샐러드와 식사 중간에 내어주신 다진 고기 올린 빵(이름이 정말 기억이 안 난다.), 디저트로 나온 수제 치즈 케이크까지 모든 구성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이 프렌치.. 2022. 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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