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었다71 [백야 -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하얀 밤 📖📖📖📖 [백야 -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하얀 밤 나는 살면서 한 순간에 이루어지는 일을 본적이 없다. 내 어린 동생들이 갑자기 어느 날 말문이 트였을 때 동생이 갑자기 말을 한다고 좋아했더니 엄마는 동생들이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차근차근 말을 배웠다고 했다. 따뜻한 양수 속에서, 아스라히 먼 바깥 세계의 소리를 떠듬떠듬 듣고 기억하고 그러다가 이해하고 말로 옮기는 것이라고. ㅤㅤㅤㅤㅤㅤㅤㅤㅤ 한여름, 혹은 한겨울, 태양이 지평선 너머로 자러 가지 않고 새하얗게 밤을 새우며 하늘을 지키는 하얀 밤들을 건너 잔서리가 서로 맞부딪혀 뽀드득 소리가 나는 툰드라를 건너 언젠가 까만 밤이 온다. 진짜 밤이. 조금씩 야금야금 하얀 밤을 하나씩 지새우며 온다. 는 러시아가 낳은 대문호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의 무.. 2021. 11. 3. [로드 - 코맥 매카시] 길 위의 모든 나약함과 빛남 [로드 - 코맥 매카시] 길 위의 모든 나약함과 빛남 인간만큼 쉽게 부서지는 존재가 있을까. 세상이 무너진 다음날. 한 개 남은 과일 통조림에 생존의 운명을 걸어야하는 순간에도. 아들과 통조림을 나눠 먹고, 몸이 안좋은 아버지를 위해 나눠 받은 통조림을 포기하는 존재가 인간이다. 잿빛 눈이 내리는 세계의 끝에 서서도 서로의 기분이 상할까 걱정하고, 마음이 상해도 짐짓 괜찮은 것처럼 연기하는 존재가 인간이다. 인간애가 부서져 내리는 폐허를 지나고 서로가 서로를 파괴하는 순간을 지나도 끝끝내 인간을 믿는 존재가 인간이다. 쉽게 바스라지는 나약한 희망에 몸을 기댄 채 길 위에 섰기 때문에, 무너진 세계 위를 걸으면서도 마침내 희미하게나마 빛나는 얼굴을 발견하고, 그 작은 빛 때문에 살아내는. 약하기 때문에 살.. 2021. 10. 28. [무진기행 - 김승옥] 오늘 오후엔 안개가 걷힐까요 오늘 오후엔 안개가 걷힐까요 / -김승옥 나는 이따금 수심이 두터운 심연의 끝에 누워 연못만큼이나 두껍게 배를 깐 안개가 드리워진 수면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에 들 때가 있다. 내가 어릴 때 우리 엄마는 안개가 많이 끼는 날이면, "오늘 낮에는 날씨가 좋겠구나. 조금 덥겠어." 하면서 나의 머리카락을 양갈래로 묶어주시거나 날이 더워지면 겉옷을 벗고 뛰놀 수 있도록 안에 얇은 옷을 입히고 '잠바'를 입혀주셨는데 나는 늘 그냥 집으로 돌아갔다. 안개가 걷히지 않을 것만 같아서. 실제로는 늘 엄마 말씀처럼 날씨가 좋았다. 이십여년이 지난 지금도 아침에 안개가 끼면 '날씨가 좋겠구나.' 속으로 생각 하면서도 안개가 영원히 걷히지 않을까봐 걱정한다.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나는 이따금 안개에 가려 햇빛 한점.. 2021. 10. 14. 맨부커 시리즈, 한강의 <채식주의자>를 읽다. 맨 부커상은 영국에서 출판된 영어 소설을 대상으로 그 해 최고의 소설을 가려내는 영국의 문학상으로, 전 세계적으로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세계 3대 문학상으로 이 맨 부커상, 노벨 문학상, 공쿠르상이 꼽힙니다. 부커라는 이름은 출판과 독서증진을 위한 독립 기금인 북 트러스트의 후원을 받아 부커 그룹이 주관하여 운영한 것에서 유래되었습니다. 2002년부터는 금융기업인 맨 그룹이 상금을 후원하게 되면서 명칭이 부커상에서 맨 부커상으로 바뀌게 되었으나, 2019년 맨 그룹이 후원을 중단하면서 다시 부커상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처음 시작할때는 영국, 아일랜드, 짐바브웨 국적의 작가들만을 대상으로 심사 및 수상을 하였으나 2013년부터는 작가의 국적과 상관없이 영국에서 출간된 모든 소설을 대상으로 심사 .. 2020. 4. 23. 작은 것들의 가치는 진정 작은가, <작은 것들의 신> 을 읽다 페하 여러분 >_________________ 2020. 3. 25. 이전 1 ··· 9 10 11 1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