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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39

[아무튼, 술 - 김혼비] 어쨌든, 술 (술은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feat. 현대카드 쿠킹라이브러리 / 북리뷰 맞습니다. [아무튼, 술 - 김혼비] 어쨌든, 술 (술은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은 자녀들을 공부시키고, 그들의 지식의 양을 늘리려는, 부모들의 술수라고 생각했다. 내가 뭔가를 많이 보고싶은가? 넓게 보고싶은가? 뭘 보고싶은가? 하는 고민도 없이 그것이 뭐든 보이는게 좋다는, 무언의 압박이랄까. 여전히 앎은 그 양보다 질과 깊이가 중요하다는 생각은 변함 없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와, 아는만큼 보인다더니, 이 말이 진짜구나- 하고 실감하는 때도 많아지고 있다. 며칠전에는 이 깨달음을, 입으로 옮기기도 했다. 어디에 눈을 둬도 즐길거리가 가득한 서울에서도, 막상 햇살 좋은 날 집 밖으로 나서 누군가를 만나면 함께 갈 곳이 많지 않다. 먹은 밥을 또 먹을 수도 없고, 마신 커피를 또 마실 .. 2022. 5. 3.
[모든 사람은 혼자다 - 시몬 드 보부아르] 나의 눈은 엄마를 닮았다. [모든 사람은 혼자다 - 시몬 드 보부아르] 나의 눈은 엄마를 닮았다. 나의 눈은 아빠를 닮았다. 00연수원 수료식 날, 새로운 길을 걷게 된 아이들의 첫걸음을 축하하고자 많은 어머니, 아버지들이 연수원을 찾았다. 온라인 사전 연수 기간에 미국으로 갑작스럽고도 긴 여행을 떠나버리는 바람에 벌점이 생겼었고, 어떤 직업적 사명감이나 조직에 대한 애착 없이 순전히 이 벌점을 벌충하려고 반장역할을 자청했지만, 막상 두 달이라는 긴 시간동안 동기들과 동고동락하고나니 수료식 날은 온통 눈물이었다. 자신의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 자신의 실존에 몰입하다보면, 다시 보지 못할 수도 있을 얼굴들이었다. 아무나 붙잡고 "우리 엄마, 우리 아빠 좀 찾아줘." 했더니, 동갑내기 동기 한명이 정말 엄마 아빠를 모시고 왔다. 훗날 .. 2022. 4. 25.
[소마 - 채사장, feat. 백년의 고독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 킹스베이케이션 King's Vacation] 밤의 오목함에 한가득, 재즈가 고였다. [소마 - 채사장, feat. 백년의 고독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 킹스베이케이션 King's Vacation] 밤의 오목함에 한가득, 재즈가 고였다. 재즈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미국의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에서 태동한 음악이다. 흑인 음악의 특성에 클래식, 행진곡, 대중음악의 면모를 쌓아 자유롭게 구성한 장르로, 마음 먹고 이렇게 하면 '그게 바로 재즈'라고 부를만한 범위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곡마다 공통점이라고 할만한 것들이 동적인 리듬감과 연주 형태가 즉흥적이라는 것인데, 그런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작품을 재즈라고 부를 수 없다는 점이 재즈를 더 매력적으로 만든다. 이 자유로움도 세계를 만드는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체에 밭쳐 놓은 시간이 조금씩 쌓여 만들어졌다. .. 2022. 4. 14.
[단순한 진심 - 조해진 feat. 호라이즌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단순한 진심과 가족의 의미 [단순한 진심 - 조해진 feat. 호라이즌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단순한 진심과 가족의 의미 모니터에 주황색 불이 깜빡였다. 나보다 한 살 어린 회사 동기이자, 같이 와인을 마시며 드라마 이나 를 보면서 눈물 흘리고, 유럽까지 함께 날아가 일주일 이상을 함께 보냈던 친구의 이름이 번쩍번쩍하는 주황색 불 한가운데에 쓰여 있었다. '언니, 나 대박사건!', '응? 무슨일이야!' 답장하자마자 '언니 생일 있잖아! 나 그 날 결혼해! 어제 식장 예약했어!'하고 답장이 되돌아온다. 4월은 잔인한 계절이지만(앞선 두개의 피드 참고) 시간은 이내 곧 일어나 제자리를 탈탈 털고, 아픔을 딛고 뚜벅뚜벅 걷는다. 그 대견한 걸음마를 보고 있으면 시간의 순리(順理, 순응할 순, 다스릴 리)란 어쩌면 역사의 눈물을 젖줄 삼아.. 2022. 4. 4.
[태고의 시간들 - 올가 토가르추크] 영원의 시간이 흐르는 강과 닿지 못한 마음들이 모이는 강 기슭 / 노벨문학상 수상작 북 리뷰, 독서 일기 [태고의 시간들 - 올가 토가르추크] 영원의 시간이 흐르는 강과 닿지 못한 마음들이 모이는 강 기슭 그럴 때가 있다. 애써 꾹꾹 눌러 보낸 마음이 전혀 가닿지 않는 때. 말풍선 옆으로 작은 1은 사라졌지만, 내 마음은 영영 가닿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때가. 글씨들이 길게 줄지어 서있는 모양이 완전한 무위로 돌아가버리는 때가. 획이 해독되지 못한 채 공기 중을 뚜뚜- 정처 없이 가르는 때가. 종종 인간은 그런 애달픈 상황을 겪어야 하는 모양이다. 속도 모르고 강은 흐른다. 저도 저의 배 밑에 무엇을 깔고 있는지도 모르는 채, 묵묵히 자갈 위를, 부드러운 흙 위를, 하염 없이 걷는다. 강 가운데 깊은 곳에서는 돌을 지붕 삼아 눈 부신 햇살을 피해 새우잠 자는 물고기들이 자란다. 강가에는 수풀이 자라 강에 .. 2022. 3. 24.
[정글북 - 러디어드 키플링] 모순 되는 것들이 얽혀 만든, 견고한 정글 이야기 / 북리뷰, 독후감 [정글북 - 러디어드 키플링] 모순 되는 것들이 얽혀 만든, 견고한 정글 이야기 인도는 1858년부터 1947년까지 영국의 식민지배를 받았다. 영국은 1767년 인도에 영국 동인도 회사를 설립한 시점부터 1858년 인도 제국으로 전환 시점까지 약 100년 가까이를 대영제국의 식민지 확장을 위한 중앙 아시아 전진 기지로 삼기 위한 견고한 기반을 다지는 데에 투자한다. 이 식민지배를 위한 빌드업 기간에 있었던 세포이 항쟁, 그리고 1919년부터 제2차 세계대전 종식시점까지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 식민지 국민들 사이에 불꽃처럼 번졌던 비폭력 불복종 저항 운동을 제외하면 대영제국과 인도제국은 의외로 꽤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고, 현재도 마찬가지다. 인도의 독립 후 영국과의 관계, 영연방에 동시에 속하는 공존.. 2022. 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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